국제 정치·사회

日 스가 내각, 백신접종 담당장관 신설...지지율 급락에 '승부카드'

대중적 인기 많은 고노 행정개혁상이 겸임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18일 시정방침연설 도중 마스크를 내리고 물을 마시고 있다. /AFP연합뉴스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18일 시정방침연설 도중 마스크를 내리고 물을 마시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내각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전담하는 장관을 신설한다.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했다는 여론이 확산되며 지지율이 급락한 스가 일본 총리가 빠르고 광범위한 백신 접종을 승부 카드로 뽑아든 모양새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18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가능한 한 2월 하순까지는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접종 업무를 관장할 백신접종담당상(장관)을 신설해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상에게 겸임시키겠다고 말했다.

고노 행정개혁상을 발탁한 배경에 대해선 여러 부처에 걸쳐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완을 거론했다. 대중 지지도에서 자신을 추월한 고노에게 새 중책을 맡기기로 한 것은 백신 접종이 스가 총리에게는 정치적 사활이 걸려 있을 정도로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백신 접종이 원활하게 진행될 경우 일본 국내에서 힘을 얻는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의 연기·취소론을 억제하는 한편 지지율 하락세에도 제동을 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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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총리는 이날 개원한 정기국회 시정방침 연설에서 “여름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인류가 신종 코로나를 이겨낸 증거로 삼고 싶다”며 개최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향후 감염 대책의 핵심으로 백신 접종을 꼽았다.

고노는 아베 신조 내각에서 외무상과 방위상을 역임했다. 지난해 9월 출범한 스가 내각에선 행정개혁상을 맡아 불필요한 도장 사용 폐지 등 행정 부문의 다양한 개혁 과제를 추진해 대중적 인기가 높다. 트위터를 활용한 소통에도 주력해 21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두고 있다.

고노는 아소 다로 부총리가 이끄는 ‘아소파’로 분류된다. 지난해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 출마를 검토했다가 ‘다음을 기약하라’는 아소 부총리의 조언에 따라 출마의 뜻을 접고 스가 당시 관방장관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다음 중의원 선거 후의 총리감을 지명해 달라고 한 마이니치신문의 지난 16일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12%인 85명의 지명을 받아 59명(8%)이 거론한 스가 총리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한편 일본은 아스트라제네카와 6,000만 명 규모의 백신을 이르면 올 1월 중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화이자와는 올 6월 말까지 6,000만 명분, 모더나와는 올 9월 말까지 2,500만 명분을 받기로 해 인구 수(약 1억2,700만 명) 이상의 백신을 확보했다.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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