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발생한다. 뇌혈관의 이상은 동맥경화가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고혈압이 있으면 뇌졸중에 걸릴 확률이 4~5배 높아진다. 고혈압·당뇨·고지혈증·흡연 등으로 동맥 안쪽 벽에 지방성분·염증세포가 축적돼 혈관이 경화되고 좁아지면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긴다. 동맥에 혈전(피가 엉겨붙은 덩어리)이 생겨 뇌혈관으로 가는 혈류가 막히거나 부정맥, 심장판막 이상으로 심장에서 만들어진 혈전이 부스러지면서 뇌혈관을 막으면 뇌손상을 일으킨다.
◇2019년 뇌졸중 환자 61.4만명 중 22%는 50대 이하
뇌졸중은 55세 이후에 발병률이 높아진다. 나이가 열 살 증가할 때마다 뇌졸중 발생률이 약 2배씩 높아진다. 60세에 비해 70세는 2배, 80세는 4배가량 뇌졸중이 많이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뇌졸중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약 61만4,000명. 이 중 60대와 70대가 56%를 차지한다.
하지만 젊다고 안심해선 안 된다. 50대와 40대 환자도 각각 15%(약 9만1,000명), 5%(약 3만명)이나 된다. 뇌졸중은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하지만 인체를 해부하면 뇌졸중의 주요 원인인 동맥경화증은 이미 30~40대부터 발견되기 시작한다. 뇌졸중은 수 년~수십 년 전부터 원인질환이 심해져 나타난 결과다. 55세에 뇌졸중이 발병했으면 30대부터 동맥경화증이 진행됐을 수 있다.
◇자꾸 넘어지고 발음 어눌해지면 빨리 병원으로
의학기술의 발전으로 뇌졸중도 발생 직후 4.5시간 이내면 혈전용해제 치료가 가능해졌다. 또 증상 발생 6시간 안에는 혈관 내 혈전제거술을 통해 혈관을 뚫어줄 수 있다. 시간 내에 혈관을 뚫어주면 뇌손상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초기에는 색전증·혈전증 예방을 위해 항혈소판제나 항응고제를 투입한다.
환자의 혈압·혈당·체온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해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혈압이 지나치게 높거나 낮으면 뇌손상이 증가하거나 출혈성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체온이 높으면 신경학적 손상이 커질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이 골든타임을 놓치고 병원을 찾는다. 뇌졸중은 시간이 지연되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뇌졸중 환자를 미리 식별해서 조기에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일상생활 도중 갑자기 심한 두통이 생기거나 어지러움과 함께 자꾸 넘어진다면, 시야 일부가 잘 안 보인다면, 한쪽 팔다리가 저려온다면, 말을 못하고 발음이 어눌해진다면 뇌졸중을 의심해봐야 한다.
뇌졸중 증상이 의심되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바로 119로 전화해 뇌졸중이 의심된다고 말한 뒤 구급대원 조치에 따라 병원으로 신속히 이동해 치료를 받는 게 골든타임을 넘기지 않는 가장 좋은 응급조치다.
◇운동·먹거리 등 작은 생활습관 하나라도 바꾸라
뇌졸중에서 살아남은 3명 중 1명은 평생 장애를 갖고 살아야 한다. 재발 가능성도 높다. 뇌졸중은 심한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흡연을 하고 운동을 하지 않는 등 안 좋은 습관으로 혈관건강을 해친다. 뇌졸중의 가장 큰 원인인 동맥경화성 뇌경색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음주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뇌졸중을 겪은 환자에게서 이런 위험인자를 찾아 조절하고 혈관 관리를 통해 뇌졸중 발생 위험을 감소시켜 재발을 방지하는 것을 2차 예방이라고 한다.
뇌졸중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뇌혈관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하고 손상된 혈관에 혈전이 생기지 않도록 약을 잘 복용하는 게 중요하다. 다만 약물 복용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다. 환자가 가지고 있는 위험인자를 철저히 조절하고 운동·식이요법을 겸한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혈관을 깨끗하게 관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작은 습관 하나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다. /김범준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