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전 '특단'의 공급 대책을 내놓겠다는 정부의 약속에도 아파트값이 오히려 계속 오르고 있다. 서울 및 수도권의 집값은 물론 최근 상승률을 줄여가던 전국·지방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도 이번주 들어 일제히 상승폭을 넓혔다.
2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을 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전주 대비 0.04%포인트 오른 0.29%로 집계됐다. 5주 전 기록한 '역대 최고' 상승률을 회복한 것이다. 전국 아파트 상승률은 지난 12월 중순께 역대 최고치인 0.29%를 2주 연속 기록한 후 점차 그 상승폭을 줄여왔지만 이번주 들어 다시 상승률이 커졌다. 마찬가지로 12월 중순 최고 상승률을 찍은 후 4주 연속 상승폭을 좁혀온 지방 아파트 값도 이번주 0.26%를 기록하며 반등했다.
서울 아파트값도 전주보다 0.02%포인트 높은 0.09%를 기록했다.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도 전주 대비 0.02%포인트 높은 0.13%의 상승률을 기록했는데, 특히 정비사업 기대감이 있는 재건축 아파트의 오름세가 눈에 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공급대책 마련과가계대출 관리 강화 등 시장 안정화 정책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비사업 및 교통호재 있는 지역이나 신축 및 역세권 위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뿐 아니라 분당·동탄 등 경기권 아파트 시장도 여전히 뜨겁다. 이번주 경기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전주 대비 0.06%포인트 오른 0.42%다. 지난해 2월 말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로, 역대 두번째로 높은 수치다. 인천 아파트 값도 송도신도시가 있는 연수구를 중심으로 크게 올라 0.40%이라는 변동률을 보였다.
실제로 경기권에서도 신고가 거래 소식이 꾸준히 들리고 있다. 광역급행철도(GTX-A) 개통이 예정된 화성 동탄이 대표적이다. 화성 오산동의 '동탄역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는 이달 들어 30평대인 전용 86㎡가 13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두 달전 경신된 전고가인 12억3,000만원보다 9,000만원 오른 가격이다.성남 판교신도시에서도 반년 만에 5억원이 껑충 뛴 신고가 거래가 최근 나왔다. 삼평동 '봇들마을9단지 금호어울림' 전용 115㎡가 이달 23억원에 거래된 것. 인근 공인 관계자는 "지난 연말부터 호가가 무섭게 뛰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같은 평형대 호가는 24억원에서 27억원 사이에 형성됐다.
전세가는 그 상승폭이 소폭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주 전국 아파트 전세가는 전주보다 내린 0.24%의 변동률을 보였다. 수도권도 0.23%에서 0.22%로 소폭 줄어들었다. 서울은 지난주와 동일한 0.13%를 기록하며 '82주 연속 상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상승폭이 줄어들면서 '전세시장은 안정세에 돌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지만 시장에서는 "전세 매물이 여전히 부족한 만큼 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난이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양지윤 기자 y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