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이 LG전자(066570)가 스마트폰 사업을 정리할 경우 기업 가치가 4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LG전자의 주가 목표치도 20% 이상 일제히 상향하는 모습이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 한국투자증권은 LG전자의 목표주가를 종전 18만원에서 22만원으로 22.2% 상향했다. 또 유진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17만원에서 22만원으로 29.4% 높였고, 하이투자증권은 18만5,000원에서 23만원으로 24.3% 올렸으며 전날 키움증권도 22만원을 새로운 목표치로 제시했다.
증권사들이 LG전자에 대한 눈높이를 서둘러 올린 것은 전날 LG전자가 적자가 지속됐던 스마트폰(MC) 사업부문 정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때문이다. LG전자의 MC사업본부는 지난 2015년 2·4분기 이후 지난해 4·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영업 적자를 이어왔으며 지난해 말까지 누적 영업 적자는 5조 원에 달하고 있다. 올해도 6,000억~8,000억원 정도의 손실이 예상됐다. LG전자가 적자 사업인 스마트폰 사업을 매각 등의 방법으로 정리할 경우 그동안 기업 가치의 '마이너스'로 작용했던 요소가 사라지면서 중장기적으로 기업 가치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현재 증권가에서는 LG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를 3조7,000억원 정도로 스마트폰 사업 적자 규모를 배제하면 당장 영업이익이 4조원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증권은 모바일 분야의 리스크 해소로 4조~7조원의 가치 증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한국투자증권도 MC 사업부문이 현재 기업 가치에서 5조원 가량의 영업가치 하락을 일으키고 있는 만큼 사업을 정리할 경우 이 '마이너스'가 사라져 실질적으로 기업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LG전자가 MC 사업부문의 고용 유지를 전제한 만큼 예상보다 가치 증대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으며 매각을 통해 사업을 정리할 경우 매각 대금이 유입돼 실익이 커질 수도 있는 만큼 앞으로 LG전자의 구체적인 방향성이 제시돼야 보다 정확한 전망치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 전자의 밸류에이션이 경쟁사 대비 디스카운트 돼 있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며 "스마트폰 사업 정리가 전사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표면적으로 계산되는 수치 이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jun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