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카카오 vs 네이버 '중금리 대출' 진검승부

카뱅, 1분기 중·저신용자 상품 출시

공급 규모도 연 1조서 대폭 늘릴듯

네이버는 소상공인 중금리대출 공세

월매출 50만원 이상으로 문턱 낮춰





네이버와 카카오가 '중금리 대출' 시장에서 자존심을 건 혈투를 벌인다. 카카오뱅크는 조만간 새로운 데이터 분석 기법을 토대로 차별화된 중금리 대출 상품을 선보이고, 공급 규모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중소사업자 대상의 대출 상품을 내놓은 네이버파이낸셜도 사업 시작 한 달 만에 대출 신청 기준을 완화하는 등 공세의 고삐를 죈다. 빅테크 라이벌인 양사가 기존 금융권의 사각지대인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포용 금융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는 분석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 포용 확대'를 올해 중점 과제로 삼은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상 금융 상품과 서비스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현재 정책 중금리 상품인 사잇돌대출과 민간 중금리 대출 외에 중저신용자를 아우를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이르면 1분기 내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특히 상품 라인업 확대와 함께 공급 규모도 기존 연간 1조원에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카카오뱅크가 고신용자 중심의 신용대출에 치중했다고 비판하지만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 가계 대출이 급증하는 상황에도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왔다. 지난 2018년 10월 매년 1조 원 규모의 중금리 대출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2019년 1월부터 사잇돌대출을 시작으로 중금리 대출에 나섰다. 지난해에는 당초 계획보다 많은 19만 3,200건을 공급해 1조 3,820억 원의 중금리 대출을 실시하는 등 2년간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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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는 올해 중금리 대출을 통해 은행권에 또 다른 혁신을 불러오겠다는 각오다. 2017년 영업 이후 축적된 데이터와 통신 데이터 등 비금융 정보, 머신러닝 기법 등을 활용해 중신용 및 금융 이력 부족 고객에 대한 신용평가 시스템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은행과는 다른 상품 출시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뱅크는 자신들만의 중금리 대출 심사 능력과 이에 대한 건전성 관리 능력이 하반기 기업공개(IPO) 과정에 주요 포인트가 될 것으로 자신한다.

네이버파이낸셜도 다음 주에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대출' 신청 기준을 3개월 연속 월 매출 50만원 이상으로 낮출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네이버쇼핑 입점 중소사업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하며 '3개월 연속 월 매출 100만 원'을 조건으로 내걸었는데 한 달 만에 기준을 절반으로 완화한 것이다. 이 기준만 충족하면 담보나 보증 없이 미래에셋캐피탈을 통해 최대 5,000만 원까지 연 3.2~9.9%로 돈을 빌릴 수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그동안 쌓인 데이터로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기존 금융권에서는 재무 정보가 한동안 쌓여야 대출이 가능했지만 네이버파이낸셜은 금융 정보 외에 단골고객 비중, 고객 리뷰 등 다양한 비금융 정보를 대출 심사에 활용하고 있다. '대안신용평가시스템(ACSS)'이라는 자체 신용평가모델을 기반으로 대출을 시작해 아직까지 단 한 건의 연체도 발생하지 않자 발 빠르게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는 분석이다.

중금리 대출 시장은 올해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기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중저신용자, 소상공인의 대출 수요는 늘어날 수 밖에 없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체 데이터를 통해 리스크 관리에 나서는 빅테크의 새로운 상품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계층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광수 기자 bright@sedaily.com


김광수 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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