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와 달리) 다시 한미일 3국 협력을 우선시할 것입니다. 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한국은 일본과 좋은 관계로 지낼 필요가 있습니다.”
토마스 번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이 21일(현지 시간)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은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뉴욕에 본부를 두고 있는 코리아소사이어티는 한국과 미국의 우호 관계 및 이해 증진을 위해 만들어진 비영리단체다.
번 회장은 “미국 입장에서는 3국 관계가 중요하다”며 “북핵 문제에 있어서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옛 한미일 3국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티콕) 같은 성격을 지닌 협의체를 재도입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티콕은 한미일 3국이 대북 정책에서 한목소리를 내기 위한 차관보급 협의체로 지난 1999년 4월 창설됐다. 2003년 노무현 정권 출범 이후 한일 관계가 악화하고 6자회담의 틀이 완성되면서 잠정 중단될 때까지 서울과 도쿄·워싱턴DC를 오가며 회의를 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뿐만 아니라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서도 3국 간 공조가 중요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미중 갈등에 대해서는 “미국이 중국을 상대하기 위해 동맹에 더 많은 것을 요구할 것”이라며 “한국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배치하면서 중국으로부터 경제적 불이익을 당한 경험이 있지만 동맹과 함께 경제적 이익을 크게 훼손하지 않으면서 자유 국제 질서를 지키는 묘수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치권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대북전단금지법과 관련해서는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중요한 속성”이라며 “자유로운 정보의 흐름은 역사적으로 폐쇄된 사회에 좋은 변화를 촉진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바이든 행정부와 북한의 상황에 잘 적용할 수 있으면서 민주적 가치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북핵 문제 해결은 간단한 일이 아니라고 봤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하향식 ‘톱다운’ 전략이 북한의 핵 야망을 없애지 못했지만 지난 수십 년간 이뤄져 온 상향식 ‘보텀업’ 접근과 전통적인 양자·다자 외교도 이를 해결하지 못했다”며 “그럼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비핵화를 우선시하면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