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가 부동산114에 의뢰해 분석한 가격대별 서울 아파트 가구수 분포 현황에 따르면 이달 중순 기준 9억 초과 가구는 66만 4,698가구로 9억이하 가구(60만 9,788)를 넘어섰다. 비율로는 9억 이하 47.8%, 9억 초과 52.2%다. 9억 초과 아파트가 더 많아진 것은 부동산114가 통계를 작성한 이후 처음이다. 평촌 신도시(41만4,000가구) 만큼의 서울시내 아파트가 4년이 채안되는 기간 동안 고가주택이 된 셈이다. .
9억 초과는 정부가 정한 고가주택 기준이다. 현 정부 출범 초기만 해도 9억 초과 주택은 10가구 중 2가구도 못 됐다. 그렇다면 그간 아파트 시장에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일까.
<6억 이하 아파트 54만 가구 사라졌다>
지난 3년 7개월 동안의 아파트 분포 변화를 금액 구간 별로 세분화 해보면 가장 가파르게 사라진 가격 대의 아파트는 6억원 이하 가구다.
통계를 보면 현 정부 출범 초기 78만7,277가구(62.7%)에서 올 1월 24만6,404가구(19.3%)로 54만873가구가 사라졌다. 과거 중저가 아파트 군을 형성했던 '노도강금관구' 등지의 저가 아파트 가격이 오른 영향이 크다, 강남 4구에서는 강동구 아파트값이 크게 올랐다.
반면 6억원 초과, 9억원 초과, 15억원 초과 각 구간은 모두 늘었다. 특히 15억원 초과 아파트수의 경우 2021년 1월 현재 27만7,068가구(21.7%)인데, 이는 2017년 5월 15억원은 물론 9억을 넘어서는 아파트까지 모두 합한 가구수(22만9,578가구)보다 많다. 결국 3년 여 전에 9억원에 미치지 못하던 아파트의 일부 마저 현재 15억원이라는 초고가 주택 대열에 합류했다는 의미다.
<9억 초과 서울 전 지역서 나왔다>
자치구별로 보자면 실상은 두드러진다. 2017년 5월 당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북구와 관악구, 금천구, 노원구, 도봉구, 동대문구, 은평구 7개 자치구는 9억원 초과 아파트가 한 가구도 없었다.
현재는 9억 초과 아파트가 없는 자치구 수는 '제로'다. 특히 9억원 초과 아파트 비율이 0% 이던 동대문구과 은평구는 신축 아파트 입주와 가격 상승에 따라 각각 32.3%, 20.9%로 급증했다. 고가 주택 비중이 7.3%이던 마포구는 현재 78.8%가 9억원 초과 주택이다. 강남구(74.2→94.4) 서초구(74.2→95.4), 용산구(43.3→90.0)는 현재 고가 주택 비중이 90%가 넘는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고가 주택의 증가는 결국 서울 시내 대부분의 아파트들이 전반적으로 가격이 오른 결과"라며 "특히 12·16 대책 이후 9억원 초과 주택이 일부 또는 전면 대출 제한을 받으면서 9억원 이하 아파트에 수요가 몰려 9억원 위로 가격을 밀어올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흥록 기자 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