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 중국이 국경 문제로 극한 대치 중인 가운데 양국군이 또 충돌해 부상자가 발생했다는 인도 언론의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25일 인디아투데이 등 인도 언론은 지난주 인도 북부 시킴주 국경 지역인 '나쿠 라' 인근에서 충돌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당국 관계자는 인디아투데이에 "지난주 인도군이 나쿠 라의 경계를 넘어 침범하려던 중국군의 시도를 막았고 이 과정에서 충돌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 충돌로 중국군 20여 명이 다쳤고 인도군에서도 부상자 4명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타임스오브인디아도 "양측 모두에서 부상자가 발생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통제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인도군은 이날 성명을 내고 "지난 20일 나쿠 라 지역에서 작은 대결(minor face-off)이 있었다"며 "하지만 확립된 절차에 따라 양측 사령관에 의해 해결됐다"고 밝혔다. 이어 언론에 대해 "오버플레이를 하거나 사실이 아닌 것을 과장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인도군은 다만 구체적인 '대결'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후시진(胡錫進) 중국 관영 환구시보 편집장은 인도 측 보도를 부인했다. 그는 "인도 매체의 보도는 기본적으로 거짓이다. 인민해방군의 전방 순찰 일지에는 관련 기록이 없다"면서 "부상자가 나온 마찰이 있었다면 중국 순찰 일지에 반영되지 않았을 리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게다가 최근 양국 군의 관심사는 9차 군단장급 회담이었다"면서 "새로운 국경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구체적인 정황에 대해서는 제공할 수 있는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중국 부대는 국경의 평화와 안전 수호에 힘을 쏟고 있다"면서 "인도가 상황을 복잡하게 할 수 있는 행동을 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시킴주는 네팔과 부탄 사이에 자리 잡은 주로 양국 국경 지대의 지정학적 요충지 가운데 하나다. 시킴주 북쪽의 도카라(중국명 둥랑<洞朗>·부탄명 도클람)에서는 2017년 인도군과 중국군이 73일간 무력 대치를 하기도 했다. 양국군은 지난해 5월 판공호수·시킴주 국경 난투극, 6월 갈완 계곡 '몽둥이 충돌', 45년 만에 총기 사용 등 분쟁지 라다크 지역에서 잇따라 충돌했다. 특히 인도 측은 갈완 계곡 충돌에서 자국군 2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고 중국 측에서도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와 중국은 1962년 국경 문제로 전쟁까지 치렀지만,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한 채 실질통제선(LAC)을 경계로 맞선 상태다. 현재 양국 군은 LAC 인근에 병력은 물론 탱크, 미사일, 전투기 등을 추가 배치해 긴장이 고조된 상태다. 이런 와중에 양국은 지난 24일 군사 회담 등 여러 차례 군사·외교 채널을 가동, 긴장 완화 노력을 기울였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는 없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