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스포츠 문화

공주 갑사 대웅전, 순천 팔마비 '보물'된다

공주 갑사 대웅전 등 3건 '보물' 지정 예고

의성 대곡사 범종루, 순천 팔마비도 '보물'로

보물로 지정예고된 공주 갑사 대웅전 내부. /사진제공=문화재청보물로 지정예고된 공주 갑사 대웅전 내부. /사진제공=문화재청




공주 갑사는 정유재란 이후 폐허가 되다시피한 상황에서 가장 먼저 대웅전을 재건했다. 대웅전 내부에 ‘갑사소조삼세불(보물 제2076호)’이 1617년에 조성됐고 1659년에 ‘갑사사적비’가 세워진 것을 고려하면, 갑사 대웅전의 건립연대는 17세기 초로 추정된다.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공주 갑사 대웅전(公州 甲寺 大雄殿)’을 비롯해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의성 대곡사 범종루(義城 大谷寺 梵鍾樓)’와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순천 팔마비(順天 八馬碑)’ 등 3건의 문화재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문화재청이 26일 밝혔다.

공주 갑사 대웅전 정면. /사진제공=문화재청공주 갑사 대웅전 정면. /사진제공=문화재청


갑사 대웅전은 17세기 건축의 전환기적 특징을 지닌다. 정면 5칸, 옆면 3칸의 맞배집의 구성인데, 정면이 5칸이면서 맞배지붕을 한 사례는 드문 편이다. 휘어진 목재를 최소한의 가공만으로 사용한 것은 이 시대에 새로 등장한 경향인데, 이는 경제적 상황과도 연관된 것으로 분석된다. 연혁과 유래를 알 수 있는 각종 기록과 유물이 잘 남아 있고, 평면구성과 공포의 구성수법, 상부 가구와 닫집 등을 비교적 잘 간직하고 있는 등 17세기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어 보물로 지정될 만한 가치가 크다고 여겨진다.

보물로 지정예고된 의성 대곡사 범종루. /사진제공=문화재청보물로 지정예고된 의성 대곡사 범종루. /사진제공=문화재청



의성 대곡사 범종루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 다 타버려 1644~1683년 사이에 중창됐다고 ‘대곡사 창건 전후 사적기’의 기록을 통해 전한다. 범종루는 정면 3칸, 옆면 3칸의 2층 누각 건물이다. 현존하는 17세기 전반의 누각 건축은 대부분 3칸 평면이며, 이후 누각 평면이 3칸에서 5칸, 7칸으로 확장되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대곡사 범종루는 기존에 기존에 남아 있는 누각 건축 중에서도 이른 시기인 17세기 전반의 특징을 드러낸다. 누각의 하부 기둥은 자연곡선이 살아있는 기둥인데, 이는 임란 이후 목재수급이 어려웠던 데다, 조선후기 자연주의 사상과 맞물려 살림집과 사찰 등에서 종종 나타났다. 기둥 사이에서 연결 부재를 얹고 그 위에 설치된 넓은 판재인 ‘화반’이 중앙칸에 올려져 상부가구를 받고 있는데 이는 상부구조를 견디기 위한 의도적 구성이며, 앞뒤면이 좌우측면보다 크고 화려한 조각을 뽐낸다. 문화재청 측 관계자는 “대곡사 범종루는 의성지역의 불교사찰이 부흥하기 시작한 17세기의 양식적 변화를 잘 간직하고 있는 문화유산으로서 누각 건축의 변천과정을 살필 수 있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보물로 지정예고된 순천 팔마비. /사진제공=문화재청보물로 지정예고된 순천 팔마비. /사진제공=문화재청


‘순천 팔마비’는 1281(충렬왕 7)년 이후에 지금의 순천인 승평부사 최석의 청렴함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비석이다. 승평부에서는 수령이 교체되면 말 8필을 기증하는 관례가 있었다. 최석은 받은 말을 타고 개성으로 떠난 후 기증 받은 말은 물론 자신의 말이 승평부에 있을 때 낳은 망아지까지 돌려보냈다. 이후로 승평부에서는 임기를 마치고 떠나는 수령에게 말을 기증하는 폐단이 사라졌다는 내용이 ‘고려사 열전’에도 전한다. 순천 팔마비는 최석의 청렴한 공덕을 기리기 위해 주민들이 세웠다고 한다. 비석은 고려 말 처음 건립된 이후 1300년대 초반에 쓰러졌으나 다시 세워졌고, 이후 1597년에 훼손됐다가 1617년 다시 건립돼 현재까지 남았다. 이 비석은 조선시대의 일반적인 옥개석(屋蓋石·석탑이나 석등 따위의 위를 덮는 돌), 비신(碑身·비문을 새긴 비석의 몸체), 대좌(臺座·불상을 놓는 대)를 갖춘 비와는 달리 비신 위에 옥개석이 없고, 대좌에는 불교유물에서 볼 수 있는 연화문(蓮華文)이 새겨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보물로 지정예고된 '순천 팔마비'의 비석 글씨. /사진제공=문화재청보물로 지정예고된 '순천 팔마비'의 비석 글씨. /사진제공=문화재청


문화재청 유형문화재과 관계자는 “순천 팔마비는 13세기에 처음 건립되었다는 역사적 유래가 있고, 1617년에 순천부사 이수광이 중건한 비의 실물이 현전하여 4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면서 “팔마비의 주인공인 최석을 청렴한 지방관의 표상으로 삼아 현재까지 이어온다는 점에서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서 역사, 예술, 학술 가치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문화재청은 이들 문화재 3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을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조상인 기자 ccsi@sedaily.com


조상인 기자 ccsi@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