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국민의힘, 4월 선거 최대 이슈 ‘손실보상·가덕도’ 혼선…당내 불만 고조

자영업 손실보상 큰 틀 동의 속

주호영 “재정 여력 내 손실보상”

김종인은 “빚 내서라도 지급”

부산, ‘가덕도’ 등 당 지원 호소

주호영 “나쁜 악선례”로 규정해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손실보상 등 대책 마련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들으며 눈을 감고 있다./권욱기자 2021.01.26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손실보상 등 대책 마련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들으며 눈을 감고 있다./권욱기자 2021.01.26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의 최대 이슈로 떠오른 자영업 손실보상제도와 부산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두고 국민의힘 지도부가 혼선을 빚고 있다. 자영업 보상을 두곤 “재정 여력 내에서 보상해야 한다”고 말하다 하루 만에 “빚을 내야 한다”는 입장이 나오는가 하면 부산 선거를 좌우할 가덕도신공항에는 지도부가 대놓고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당내에서는 지도부가 선거를 앞두고 포퓰리즘에 휘둘리지 않았다는 평가와 선거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비판이 함께 표출되고 있다.




자영업 손실보상 주호영 “재정 여력 내에서”

김종인은 “세금 충당 안 되면 빚 내서 해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7일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국민의힘은 자영업자·소상공인 보상을 지속적으로 요구했고 법안을 여러 건 제출했다”고 밝혔다. 2월 임시국회에서 여당이 제기한 이 문제에 대해 법제화를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밝힌 입장과 다르다. 김 위원장은 전날 이 문제와 관련해 “법을 만드는 것보다 국세청에 나온 코로나 사태 이전 매출 금액이 확인되면 계산해서 얼마만큼 손실보상을 해주는 게 옳은지 판단하면 된다”고 말했다.

손실보상 재원과 관련해서도 주 원내대표와 김 위원장의 발언이 엇갈리고 있다. 두 사람 모두 기존 예산의 구조조정을 통해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은 일치한다. 하지만 주 원내대표는 전날 “재원이 가장 중요한 문제인데 재정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가능한 것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김 위원장은 “다른 나라 예를 봐서라도 이제는 세금으로다가 충당할 여력 안 되면 할 수 없이 빚을 내더라도 극복하는 방법뿐이다”고 말했다. 이에 주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예산 아끼고도 부족하다면 적자 국채(빚을 내 지원)을 해도 좋다”고 입장을 다시 바꿨다.


가덕도신공항 두고 부산 “지도부가 선거 관심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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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주호영 “부산 경제 안 살아, 나쁜 악선례” 발언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연합뉴스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연합뉴스


가덕도 신공항을 두고는 지도부가 부산지역 의원들과 각을 세우고 있다. 국민의힘은 부산·울산·경남(PK)에서 지지율이 40%에 육박해 20% 중후반에 머문 더불어민주당을 시종일관 압도해왔다. 하지만 지난주(리얼미터·1월 3주차 기준)에는 민주당이 31.3%, 국민의힘이 28.7%로 지지율이 역전됐다.

민주당 지도부는 부산까지 내려가 4월 보궐선거의 최대 이슈인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처리를 약속한 상태다. 선거가 어려워지자 부산 중진인 장제원 의원은 “중앙당이 부산 보궐선거에 대한 무관심을 넘어 손을 놓고 있는 느낌을 준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이언주 전 의원은 “당 지도부가 (부산 보궐선거에)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되레 가덕도신공항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만 내놓고 있다. 김 위원장은 “가덕도 공항 하나 한다고 부산 경제가 확 달라진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말했고 이날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선거를 앞두고 다급하니 부산시민에게 가덕도신공항으로 부산경제가 살아날 것이라 믿는 것 이용하고 있다”며 “중요 국책사업을 예타(예산타당성조사)도 없이 개별법으로 만드는 것이 나쁜 악선례가 된다”고 말했다.

당도 자중지란 “여당 화끈한 발상 동의했다간 후폭풍”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호재기자.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호재기자.


문제는 당내에서도 이 문제와 관련해 혼선이 벌어지는 모습이다. 국가가 빚을 내 자영업의 손실을 보상하는 문제와 가덕도신공항 추진에 동조하는 데 대해 찬성과 반대 의견이 각자 분출되는 것이다. 지도부가 이 사안을 깔끔하게 정리하지 못하면 선거를 앞두고 자중지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 여당은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나서 “가덕도 신공항과 관련 자꾸 (국민의힘이) 고춧가루를 뿌리는 듯한 발언을 하고 있다. 당내 입장을 분명히 정리하고 법안 통과에 협조해달라”고 말하며 압박에 돌입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선거 때가 되니깐 (여당에서)화끈한 발상이 나오는 것 같고 아이디어 자체는 생각해볼 수 있는데 섣불리 동조했다가는 후폭풍이 간단하지 않을 것 같다”며 “그런데 표심이 움직이는 게 눈에 보이고 있어 대놓고 반대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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