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30만명이 이용한 달리기 앱 ‘런데이’가 커머스 시장에 진출한다.
런데이를 운영하는 한빛소프트(047080)는 27일 라이프스타일 용품 등을 파는 ‘런앤핏 스토어’를 열고 이커머스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달리기 앱을 통해 400만 명이 넘는 고객을 확보해 커머스 사업에 진출하는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에 도전한 것이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런데이는 ‘오디션’·‘삼국지난무’ 등 게임 개발사인 한빛소프트가 지난 2015년 9월 내놓은 달리기 코칭 앱이다. 출시 초기만 해도 달리기 인구가 많지 않아 개발사 조차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게다가 당시에는 토종 달리기 앱 자체가 없었다. 그나마 달리기 앱을 활용하는 동호인 등은 나이키가 만든 달리기 앱 ‘나이키 런 클럽’이나 아디다스가 출시한 ‘런타스틱’을 주로 사용했다. 런데이는 출시 다음 해인 2016년 구글플레이 ‘올해의 앱’으로 선정되며 가능성을 인정 받았지만 여전히 이용자는 크게 늘지 않았다. 한빛소프트 관계자는 “런데이는 개발자 4명이 1년 간의 연구 끝에 만든 프로토타입을 바탕으로 출시했었다”며 “달리기를 즐기는 인구가 많지 않은 데다 기존에 스포츠 브랜드들이 이미 내놓은 앱이 있어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지난 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하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고 실내 보다 야외 활동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런데이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 초보자도 쉽게 시작할 수 있도록 달리기의 시작부터 끝까지 코칭하는 런데이가 입소문을 타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특히 달리기의 시간과 난이도를 다양하게 구성한 점이 주효했다. 실제 지난 해 10월에만 이용자 수가 71만명에 달해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지난해 1월(9.5만명)에 비해 7배 이상 이용자가 늘었다. 달리기를 즐기는 게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이 되면서 탄탄한 소비자 층도 확보했다. 런데이의 이용자 중 여성은 67%, 남성은 33%를 차지한다. 또 최근 커머스 업계에서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 비중이 69.5% 달한다. 연령대로도 25~34세가 가장 많은 39.9%를 차지하고 이어 18~24세(29.6%), 35~44세(16.5%) 순이다.
한빛소프트는 이 같은 런데이 이용자들을 기반으로 커머스 사업에도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한빛소프트 관계자는 “런데이 이용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를 수 있는 물품을 판매할 것”이라며 “운동용품을 전문 취급하는 오에스스토리, 그릇 등을 취급하는 쓰임몰 등과도 입점을 협의하고 있다”며 고 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먼저 달리기 분야의 대표적인 플랫폼으로 성장한 후 커머스 가능성을 연 좋은 사례”라며 “서비스 고도화와 이용자 신뢰도를 동시에 잡는 것이 앞으로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made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