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국민 편가르기로 '그들만의 광복회' 만든 김원웅


김원웅 전 의원이 회장으로 있는 광복회가 25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최재형상’을 시상한 일을 놓고 연일 시끄럽다. 지난해 5월 고 김상현 전 의원, 12월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에 이어 추 장관까지 수상자들이 여권 정치인 일색이다. 독립운동가최재형기념사업회와 유족들은 고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의원을 지낸 김 회장이 2019년 취임한 뒤 광복회는 각종 명목의 상을 만들어 77명에게 시상했다. 단체 수상 33명을 제외하면 나머지 44명 중 64%(28명)가 여당 인사였다. 민주당 소속 은수미 성남시장은 신채호상을 받았고, 설훈·우원식·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우리시대 독립군’으로 선정됐다. 광복회는 관련 법에 따라 국가 보조금을 받아 운영되는 보훈단체다. 더구나 정관 9조에 ‘특정 정당 또는 특정인을 지지·반대하는 정치 활동을 할 수 없다’고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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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회가 최근 ‘그들만의 리그’라는 지적을 받게 된 것은 단체를 정치적으로 악용해온 김 회장 탓이 크다. 김 회장은 유신 체제 시절 민주공화당 사무처 당료 출신으로 민주정의당·민주당·한나라당·열린우리당 등 여야를 옮겨다니며 세 번이나 금배지를 달았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국민 편 가르기를 일삼으며 분열과 증오를 키워왔다는 데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민족 반역자가 작곡한 노래를 국가로 정한 나라는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애국가를 부정했을 뿐 아니라 6·25전쟁 당시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킨 인사들의 명예를 훼손하기도 했다. ‘정치 철새’ 행태를 보였던 그는 자신이 정의를 독점한 것처럼 정치 성향이 다른 인사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해왔다. 역사를 왜곡하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인사가 독립 정신 계승과 국민 통합에 앞장서야 할 광복회 수장을 맡는 것은 부적절하다. 김 회장은 광복회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행태를 당장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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