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아이들이 무슨 죄야"…광주TCS국제학교 집단감염 사태에 시민들 탄식

몸집보다 커다란 방호복 입고 생활치료시설로 떠난 어린이 확진자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확진이 발생한 광주 광산구 운남동 광주 TCS 국제학교에서 한 어린이가 몸에 맞지 않은 방호복을 입고 치료센터 이송 버스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확진이 발생한 광주 광산구 운남동 광주 TCS 국제학교에서 한 어린이가 몸에 맞지 않은 방호복을 입고 치료센터 이송 버스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무더기 집단감염 사태가 벌어진 광주 TCS 국제학교 합숙생들이 27일 생활치료센터 이송을 위해 건물 밖으로 나오자 여기저기서 행인들의 탄식이 터져나왔다. 몸집보다 커다란 방역복을 덧입은 어린이 확진자가 방역복 끝자락에 발이 걸려 휘청이는 모습을 보며 행인들은 "아이들이 무슨 죄야. 무책임한 어른들 잘못이지"라는 말을 내뱉기도 했다. 방역복 자락에 두 다리가 덮인 아이들은 어른 정강이 높이의 계단에 오르기조차 버거워하며 교직원 품에 안겨 생활치료센터행 버스에 탔다.



만 7세 이하 어린이부터 19세 청소년까지 77명이 합숙 생활을 했다고 알려진 이곳에서는 학생, 교직원, 관련 교회 신도까지 113명(오후 2시 기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됐다. 광주뿐만 아니라 전남, 전북, 경남, 경북, 부산, 대전, 충북, 인천, 경기, 서울에서 모인 합숙생은 충남 아산과 전남 나주에 마련된 병상을 찾아 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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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확진이 발생한 광주 광산구 운남동 광주 TCS 국제학교 앞에서 한 시민이 안전 고깔을 확성기 삼아 시설 운영 주체인 종교단체에 항의하고 있다./연합뉴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확진이 발생한 광주 광산구 운남동 광주 TCS 국제학교 앞에서 한 시민이 안전 고깔을 확성기 삼아 시설 운영 주체인 종교단체에 항의하고 있다./연합뉴스


관광버스 3대에 나눠탄 확진자들이 차례로 떠나자 현장 관리와 교통 통제에 나선 방역 당국 관계자, 경찰관도 나지막한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을 '먼 길을 달려온 국민'이라고만 소개한 한 시민은 무단 주정차 방지용 안전 고깔을 확성기처럼 치켜들고 "나는 자식, 손주도 못 만나는데 뭐 하는 짓들이냐"며 울분을 토해내기도 했다.

확진자들이 떠난 광주 TCS 국제학교에는 경계선상의 고위험 음성자 일부가 남아 초조한 기다림을 이어가고 있다. 광주 TCS 국제학교와 멀지 않은 합숙소로 옮겨진 음성 학생 8명은 각자 집으로 돌아가 자가격리에 들어간다. 광산구는 또 다른 종교단체가 운영하는 지역 비인가 교육시설을 추가로 파악하고 이날 학생 14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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