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28일 취임 후 첫 전화 회담에서 한반도의 비핵화 필요성을 확인했다. 스가는 이번 회담을 통해 주요 안보 이슈에 관해 미국과 일본의 협력 태세를 재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일본 공영 NHK방송 및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이날 오전 1시께부터 약 30분간 전화회담을 하고 미일 동맹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자유롭게 개방된 인도·태평양' 전략 실현을 위해 긴밀히 연대하는 데 의견을 일치했다. 또 미국의 일본 방위 의무를 규정한 미일 안보조약의 적용 대상에 중일 간 영유권 분쟁지인 센카쿠제도(중국명 댜오위다오)가 포함된다는 것을 재확인했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핵우산에 대해 언급하면서 일본에 확장 억지력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 했다고 밝혔다. 또 양국 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의 필요성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일본 내각홍보실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오전 회담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취임을 축하하고 일미(미일) 동맹을 한층 더 강화하기로 일치했다. 또 자유롭고 열린 인도 태평양 실현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하는 것에도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미안보조약(미일안보조약) 5조의 센카쿠열도에 대한 적용, 또 일본·미국·호주·인도의 더 나아간 협력, 납치 문제 조기 해결을 향한 협력, 북한의 비핵화에 관해서도 제대로 협력한다는 것에 일치했다"고 말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취소론이 대두한 가운데 스가 총리는 "이번에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에 관한 대화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스가 총리는 미국 방문 시기에 관해 "코로나19 감염 상황을 지켜보면서" 판단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교도통신은 이번 회담에서 한국에 관해서도 협의했으나 일본 정부 관계자가 '상세한 내용 설명은 삼가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스가 총리는 지구 온난화 대책인 파리 협정 복귀, 세계보건기구(WHO) 탈퇴 통고 철회, 개발도상국에도 백신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 참가 등 바이든 행정부의 국제 협조 노선에 대한 환영의 뜻을 표명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4월 22일 온라인 방식으로 기후 정상회의 참가를 요청했으며 스가 총리는 '여러 사정이 허락하면 참가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싶다'고 반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NHK는 이번 전화 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총리가 서로를 '요시' '조'라고 부르게 됐다고 전했다. 요시는 스가 총리의 이름인 '요시히데'에서 앞부분을 딴 것으로 보인다.
/김경림 기자 forest0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