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사진) 국무총리가 28일 LG에너지솔루션(옛 LG화학 전지사업본부)과 SK이노베이션(096770)이 전기차 배터리 영업 비밀 침해를 놓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소송을 벌이고 있는 데 대해 “정말 부끄럽다”며 “양사가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개적으로 양사간 합의를 압박한 것이다.
정 총리는 이날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LG와 SK, 대한민국 대표 기업들이 3년째 소송 중이다. 비용이 수천 억원이라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19년 4월 SK이노베이션이 자사의 배터리 사업 영업 비밀을 침해했다며 ITC에 제소했다. 오는 2월 10일(현지 시간)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2월 나온 예비 판결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조기 패소’하며 LG에너지솔루션이 승기를 잡은 상태다.
정 총리는 “양사 최고 책임자들과 연락해 ‘낯 부끄럽지 않느냐. 국민 걱정을 이렇게 끼쳐도 되느냐’고 했다”며 “양사가 나서서 빨리 문제를 해결해야 K배터리의 미래가 크게 열린다”고 언급했다. 양사 모두 “합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입장이지만 합의금 규모를 두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리는 “경제적인 것뿐 아니라 양사가 싸우면 남 좋은 일만 시킨다”며 중국 등 전기차 배터리 경쟁사들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며 조속한 합의를 압박했다. 이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합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최근까지 SK이노베이션의 제안이 협상 의지가 전혀 없는데, 논의할 만한 제안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날을 세웠다.
/한재영 기자 jyha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