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與, 연기금 2,140조로 기업 이익공유 압박

투자 시 ESG 평가 반영 검토

이낙연 “법개정 없이도 가능”

공공조달반영 법개정도 추진

이낙연(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사회적경제 활성화 및 입법 추진 당·정·청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권욱기자이낙연(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사회적경제 활성화 및 입법 추진 당·정·청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권욱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기업의 이익공유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2,140조 원 규모 우리나라 모든 연기금의 투자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약 800조 원 규모 기금인 국민연금뿐 아니라 공무원연금·사학연금 등의 연기금 투자 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공시 정보를 평가하도록 하면 이익공유제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게 민주당의 구상이다. ‘자발적 참여’를 강조한 당초 취지와 달리 사실상 ‘강제적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사회적경제 활성화 및 입법 추진 당·정·청 회의에서 “국민연금이 투자 기업을 결정할 때 ESG 평가를 반영하는 것처럼 다른 연기금 투자 시에도 ESG 평가를 활용하거나 공공 조달에서 ESG 평가를 반영하면 ESG가 더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익공유제 사회연대기금의 형성에도 상당히 매력적인 유인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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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앞서 지난 15일에도 이익공유제 시행에 ESG 평가를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오는 2030년으로 계획돼 있는 ESG 공시 의무화 시점을 최대한 당겨주도록 노력해달라”며 “ESG 공시 의무화 전에라도 우리가 활용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필요한 법 개정도 주문했다. 다만 연기금 투자에 ESG 평가를 반영하는 것은 법 개정이 필요하지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연기금 투자는 법 개정이 필요없지만 공공 조달에 반영하려면 조달법 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2월 임시국회에서 이런 게 논의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경영계는 우려를 표명했다. 2,000조 원이 넘는 국민 노후 자금 등의 투자처 결정이 정치권의 제안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관계자는 “연기금 규모를 생각하면 우리나라 굵직한 기업 모두가 사실상 강요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관계자는 ESG 평가가 연기금 투자의 수익률 상승을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국민 노후 자금을 수익이 많이 나는 곳에 투자해야지, 이익 공유를 많이 하는 곳에 투자한다는 게 말이나 되냐”고 꼬집었다.

/임지훈 기자 jhlim@sedaily.com


임지훈 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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