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에 대항하기 위해 비밀결사 조직 ‘다혁당’을 결성한 고(故) 권쾌복(1921∼2009)·배학보(1920∼1992)·유흥수(1921∼2016) 선생이 ‘2월의 독립운동가’로 29일 선정됐다.
1937년 대구사범학교 9기생인 세 사람은 1939년 비밀 모임인 ‘백의단’을 조직했다. ‘왜관 사건’ 이후 조선 역사와 문학 관련 서적·잡지 등을 읽고 시국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 위해서였다. 왜관 사건은 당시 왜관 지역의 경부선 철로 공사에 동원됐던 조선인과 일본인 학생 간 마찰이 발생한 후 학교 측이 일본인 학생 편을 들자 격분한 학생 일부가 일본인 교사에게 사과를 요구하며 구타한 일이다. 이 일을 계기로 일제의 차별적 교육에 격분한 조선인 학생들의 불만이 본격적인 항일운동으로 표출됐다.
세 사람은 이후 항일운동 역량을 하나로 결집하기 위해 1941년 대구사범학교 전 학년이 참여하는 비밀결사 조직인 다혁당을 결성했다. 하지만 불행히도 결성 5개월 만에 일제 경찰에 발각돼 제대로 된 활동도 해보지 못하고 와해됐고 같은 해 12월 35명이 검거돼 재판을 받았다. 이 시기 비밀결사 사건으로서는 가장 큰 규모였다.
다혁당 사건은 지식인들이 변절하고 항일운동이 침체한 시기에 학생들에게 민족의식을 고취하는 교육 운동이자 민족운동이었다고 보훈처는 평가했다.
정부는 1963년 권쾌복·유흥수 선생에게 건국훈장 독립장을, 배학보 선생에게에는 1991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수여한 바 있다.
/김정욱 기자 myk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