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문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두 장씩 겹쳐 쓰라고 권고한다고 CNN방송 등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변이 바이러스가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강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마스크 두 장을 쓰면 '보호막'이 늘어나 차단 효과를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미국의 보건 당국이 바이러스 차단에 가장 효과적인 의료인용 N95 마스크를 일반인에겐 권고하지 않는 상황에서 '마스크 겹쳐 쓰기'가 그나마 효과적인 대책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의료인용 마스크 재고 부족 등을 고려해 일반 국민에게 N95 착용을 권고하지 않는다.
미국 코로나19 대응의 최고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지난 25일 NBC방송에 출연해 "마스크 추가 착용이 바이러스 차단효과를 증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보호막을 한 겹 더 얹으면 상식적으로 봐도 (바이러스 차단에) 더 효과적일 것"이라며 "사람들이 마스크를 두 장씩 쓰거나 N95와 비슷하도록 마스크를 변형시키는 이유"라고 말했다.
지난달 15일엔 린지 마 버지니아 공대 토목·환경공학 교수와 모니카 간디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UCSF) 의대 교수는 논평을 통해 마스크 두 장을 겹쳐 쓸 것을 권고했다. 이들은 "수술용 마스크 위에 면 마스크를 단단히 겹쳐 쓰면 최대한의 보호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때 수술용 마스크는 필터 역할을 하고 면 마스크는 밀착 착용을 도우면서 추가 필터로도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셉 앨런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 부교수는 지난 12일 영국 일간 가디언 기고문에서 수술용 마스크 위에 면 마스크를 쓰면 비말의 91%를 차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 정치인들은 최근 두 장 이상의 마스크를 겹쳐 쓰곤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수 주 동안 '겹쳐 쓰기'를 시행해왔다. 바이든 정부 초대 교통부 장관으로 지명된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 역시 대통령 취임식 날 파트너와 함께 마스크 두 장을 겹쳐 쓴 셀카를 찍어 올렸다. 공화당 소속인 밋 롬니,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도 지난달 중순에 '더블 마스크'를 착용했다.
/이혜인 인턴기자 understan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