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D램·낸드 양날개로 슈퍼사이클 대비…최태원 "더 큰 꿈 꾼다"

[SK하이닉스 차세대 D램 공장 준공]

축구장 8배 크기…국내외 최대 규모 차세대 공정라인 구축

인텔 낸드 사업 인수 이어 D램 공격투자로 경쟁력 확보

M16공장 준공 계기로 '파이낸셜 스토리'도 구체화 계획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SK하이닉스 M16 공장 전경. SK하이닉스는 최태원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1일 M16 공장 준공식을 갖고 이르면 오는 7월부터 차세대 D램 제품을 양산하기로 했다. /사진 제공=SK하이닉스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SK하이닉스 M16 공장 전경. SK하이닉스는 최태원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1일 M16 공장 준공식을 갖고 이르면 오는 7월부터 차세대 D램 제품을 양산하기로 했다. /사진 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1일 경기도 이천에 M16 공장을 준공하고 차세대 D램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낸다.



SK하이닉스가 이날 준공한 M16 공장은 국내외 반도체 생산 시설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이 공장에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메모리 반도체 미세 공정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승부수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의 양대 축인 D램에서는 EUV 공정 도입으로 기술 리더십을 확고히 하고 낸드플래시 분야에서는 인텔의 낸드 사업 인수로 한 단계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경쟁력을 한층 높인 D램과 낸드 양 날개로 올해 예상되는 반도체 ‘슈퍼 사이클(초호황)’에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최 회장은 이날 "어려운 시기에 내린 과감한 결단이 더 큰 미래를 꿈꿀 수 있게 해줬다”고 소회를 밝혔다.

현재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차세대 D램 양산을 위한 기술 경쟁이 뜨겁다.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41.9%로 1위, SK하이닉스가 29.4%로 2위, 미국 마이크론이 23.1%로 3위다. 이들 3개 업체가 사실상 시장을 좌우하고 있다.

D램 제조 업체들은 반도체 회로의 선폭을 줄이는 초미세 공정 진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반도체 회로를 얇게 그릴수록 제품 생산량이 늘어나 생산성이 높아지고 성능도 개선되기 때문이다.

D램 제조사들은 10나노미터 후반대의 1세대 1x 제품을 출하한 후 회로 선폭을 줄일 때마다 1y·1z·1a 등으로 이름을 붙여왔다. 1a D램은 4세대에 해당한다.

SK하이닉스는 M16 공장에 처음 도입한 EUV 장비를 활용해 올 하반기부터 4세대 10나노급 1a D램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마이크론이 올 1월 세계 최초로 10나노급 공정을 도입한 4세대 D램을 출하했다고 밝혔지만 EUV 공정이 아니라는 한계가 있다. 마이크론의 1a 반도체는 기존 불화아르곤(ArF) 공정으로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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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SK하이닉스가 M16 공장에 도입한 EUV 공정은 기존 ArF 공정보다 공정 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생산성 측면에서 월등하다. 업계에서는 EUV를 활용한 1a 제품의 생산성이 이전 세대인 1z 제품보다 40%가량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EUV 장비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이 독점 생산하며 1대당 가격이 1,500억~2000억 원에 이른다. SK하이닉스는 올해 EUV 장비 2대 정도를 들여올 것으로 알려졌다.

M16 준공으로 SK하이닉스의 미래 비전도 조기 달성하게 됐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산업 리더십 확보를 위해 지난 2014년부터 10년 안에 국내에 3개의 신규 공장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2015년 이천 M14 공장을 준공하고 2018년에는 청주 M15 공장을 세웠다. 이번 M16 준공으로 SK하이닉스의 미래 비전이 3년이나 앞당겨졌다.

M16 이후 SK하이닉스의 신규 공장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들어서게 된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용인시 처인구 일대 416만㎡ 부지에 조성되는 소재·부품·장비 특화 단지다.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 시설을 비롯해 50여 협력 업체의 공장이 들어선다. 약 120조 원이 투입돼 오는 2036년까지 총 4개의 반도체 팹이 완공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M16 공장 준공을 통해 ‘파이낸셜 스토리’도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 양 날개로 메모리 반도체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키우는 동시에 사회적 가치 창출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주력하겠다는 파이낸셜 스토리 비전을 지난해 10월 발표한 바 있다.

최 회장은 “M16의 탄생 과정에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던 만큼 이제 M16이 그분들의 행복에 기여할 것”이라며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협력 회사 상생, 환경 보호, 지역 사회 발전 등 ESG 측면에서도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해달라”고 당부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M16 공장 건설에 참여한 공로자들과 주요 협력사에 공로패와 감사패를 비대면으로 전달하는 행사도 가졌다.

엄태준 이천 시장은 “M16 준공으로 이천시가 스마트 반도체 벨트 내 거점 도시로서의 위상이 더욱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재용 기자 jylee@sedaily.com


이재용 기자 jy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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