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들과 비교해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한국의 신산업 경쟁력이 5년 후에도 전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요 신산업 관련 협회 정책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실시해 1일 발표한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우리나라의 척박한 기업 환경을 그대로 담고 있다. 전기·수소차와 산업용 로봇, 민간용 무인 항공기, 태양전지, 탄소섬유, 차세대 반도체, LNG운반선 등 7개 신산업을 미국·중국·일본 등과 비교한 결과 1위 품목은 LNG운반선 1개뿐이고 5년 후에도 같은 상황일 것으로 예상됐다. 항목별 경쟁력은 더 암울하다.정부 지원과 법적 기반 등 제도·인프라는 꼴찌를 면치 못하고 전문 인력이나 핵심 원천 기술 등은 중국에 추월 당하거나 추격에 시달릴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 기업이 처한 환경에서 이런 결과는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신산업을 키우려면 창업 생태계가 씨줄과 날줄로 촘촘하게 교직돼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매일같이 기업의 숨통을 조이는 일만 이어지니 어느 누가 사업을 시작하고 싶겠는가. 규제 사슬은 갈수록 공고해지고 신산업을 육성하겠다며 꺼낸 기업형 벤처캐피털(CVC)마저 대기업 총수 특혜론 때문에 반쪽짜리로 전락하는 실정이다. 교육조차 이념에 휘말려 대학에서는 기초 과학을 찾는 학생을 찾기 힘드니 이러다가 전문 인력의 씨가 마르지 않을까 걱정이다.
정부는 기업인들이 ‘애국’의 심정으로 우리 땅에 사업의 터전을 유지할 것을 더 이상 기대해서는 안 된다. 대기업을 때리면 인기를 얻을 것이라는 포퓰리즘으로 일관하고 힘들게 벌어 비축한 현금을 이익공유제라는 이름으로 빼앗으려는 토양에서는 신산업이 움틀 수 없다. 고통이 따라도 경쟁력 없는 기업은 과감하게 퇴출하고 새로운 산업에 자원을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세금과 노동·환경 규제가 이어지자 창업의 천국이던 실리콘밸리마저 버림을 받는 현실을 똑똑히 봐야 한다.
/논설위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