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정상회담 성공 이후 작성…산업부 '남북경협 주도권' 노렸을 수도

[北 원전 문건 파문]

'실무 선 검토' 해명 허점 투성이

"과잉 충성" 조직적 작성 의혹도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이후 불과 20일도 안 된 상황에서 ‘북한 지역 원전 건설 추진 방안’이라는 문건을 작성했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다양한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산업부의 문건 작성 시점(5월 14·15일)이 4·27정상회담 이후라는 점을 감안하면 청와대의 설명처럼 정상회담 당시에는 북한 원전 건설과 관련한 남북 간 논의가 없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정상회담이 성공리에 마무리된 후 남북 경협의 주도권 확보를 노리는 산업부의 조직 논리와 당시 산업부 고위층의 입김이 반영된 문건 아니냐는 의혹이 여전히 남아 있다. 실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페이스북에서 “전해 들은 바에 따르면 지난 남북정상회담 전 그러한 검토(북한 원전 건설)를 대통령께 건의 드렸으나 그 이상 논의는 진전되지 못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우 의원의 이 같은 언급은 ‘북한 원전 건설’이 대통령에게까지 건의될 정도로 물밑에서는 비중 있게 논의되던 의제였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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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가 4·27정상회담 이후 즉각적으로 북한 원전 건설과 관련한 문건을 만든 것은 이 같은 정부 내부 분위기에 편승한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역시 “남북정상회담 이후 향후 남북 경협이 활성화될 경우를 대비해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한 자료”라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실무자 선의 검토’라는 산업부의 해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부분이다. 당시 산업부 원전국은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으로 존립 기반이 흔들리고 부처를 이끄는 리더는 대선 캠프 출신의 백운규 전 장관이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산업부가 과잉 충성한 측면이 있지 않나라는 생각은 든다”고 산업부 차원의 조직적인 문서 작성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탈원전 정책으로 건설이 중단된 신한울 3·4호기를 북한 원전 건설에 활용하자는 안(案)을 두고는 ‘산업부의 조직 논리가 그대로 투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회 산자위의 한 관계자는 “신한울 3·4호기 건설 중단이 부담스러운 산업부 입장에서는 이를 통해 북한을 지원하자는 안이 다소 현실성은 떨어지지만 일거양득의 아이디어 아니었겠느냐”고 말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sedaily.com, 윤홍우 기자 seoulbird@sedaily.com


김인엽 기자 inside@sedaily.com·윤홍우 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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