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장관을 가장 가까이서 보좌하는 정책보좌관 2명을 모두 검사로 임용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정책보좌관 2명을 전부 검사로 한 것은 박 장관이 처음이다. 박 장관이 검찰 인사를 앞두고 ‘검찰 추스르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장관은 신임 정책보좌관으로 법무부 검찰과 강상묵(사법연수원 34기) 부장검사를 임용했다. 추미애 전 장관 재임 때 있었던 이규진 정책보좌관이 떠나면서 빈 자리를 강 부장검사로 채운 것이다. 조국 전 장관부터 추 전 장관까지 있던 조두현(33기) 정책보좌관은 유임됐다.
정책보좌관은 실무 책임자들과 정책 추진 현안을 조율하는 등 장관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하는 자리다. 이전에는 검찰 관련 정책은 검사가, 출입국·이민 등 정책은 비(非)검사가 맡았다. 이규진 전 보좌관은 추 전 장관 국회의원 재직 때부터 비서관으로 같이 했던 비검사 출신이었다.
박 장관은 인사청문회 준비단 ‘비전팀장’이었던 강 부장검사를 높이 평가해 정책보좌관으로 뒀다고 한다. 한 법무부 관계자는 “강 부장검사가 박 장관으로부터 신임 받아 이후 서울동부구치소, 대법원 방문 등 장관 일정에 모두 배석한 것으로 안다”며 “사법연수원 동기들 사이에서도 가장 잘하는 검사로 평가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조 보좌관 유임은 그가 전임 장관들 때부터 검찰개혁 업무를 보좌해온 만큼 연속성을 위해 중책을 이어가야 한다는 박 장관의 의중이 있었다고 한다. 조 보좌관이 서울대 총학생회장 이력으로 ‘개혁 의지가 있다’고 법무부 내에서 평가 받는다는 점도 박 장관이 주목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외에도 박 장관은 두 정책보좌관에게 법무부 소속 후배 검사 1명씩을 추가로 배치시켜 업무를 돕도록 했다. 이로써 4명의 검사가 박 장관 보좌진으로 구성됐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박 장관이 검찰 인사를 앞두고 검찰과의 소통을 다시 강조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정책보좌관으로 검사를 늘린 것은 문재인 정부의 ‘법무부 탈검찰화’ 기조와 반대라는 비판이 가능한데, 비판 받더라도 검찰과의 관계 개선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뜻이 반영된 것 같다”고 해석했다. 앞서 박상기 전 장관, 조 전 장관, 추 전 장관 모두 정책보좌관 1명은 별정직으로 비검사를 임용했다.
동시에 박 장관이 검찰개혁의 고삐를 계속 죄겠다는 의지도 보였다는 해석이 있다. 강 부장검사가 법무부 개혁입법추진단 부장 등을 맡은 이력이 있다는 점, 또 전임 장관들을 보좌해왔던 조 보좌관도 연속성을 위해 유임한 점 등은 검사 중용으로 마냥 검찰 편을 들겠다는 것이 아니라 이전 장관들의 검찰개혁을 이어가겠다는 메시지라는 것이다.
한편 박 장관은 이번 검찰 간부 인사를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의견을 반영한 검찰 인사를 단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르면 금주, 늦으면 다음 주께 인사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손구민 기자 kmsoh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