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도시형주택 분양가 평당 8,000만원…아파트 ‘가격 통제의 역설’

상한제·HUG 분양가 통제 피해

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 전환

아파트보다 비싼 분양가 속출

아파트 건설현장./서울경제DB아파트 건설현장./서울경제DB





정부가 아파트 분양가를 옥죄면서 가격 통제를 받지 않는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 주택 분양가가 아파트를 뛰어넘는 ‘규제의 역설’ 사례들이 계속해서 쏟아지고 있다. 이들 상품은 아파트와 달리 분양가 규제를 적용 받지 않는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옛 반포 KT 부지에 들어서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더샵반포리버파크’의 분양가가 3.3㎡(평)당 7,990만 원에 결정됐다. 해당 단지는 전용 49㎡ 단일 평형으로 구성된 도시형 생활 주택이다.




분양가 통제를 받은 일반 아파트와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가격이다. 같은 반포동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는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를 재건축해 짓는 ‘래미안원베일리’는 이보다 크게 저렴한 3.3㎡당 5,667만 원에 분양가가 책정됐다. 이마저도 아파트 역대 최고 분양가로 공시지가 인상에 힘입어 기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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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분양한 성남 고등지구 ‘판교밸리자이’ 오피스텔 분양가도 아파트 가격을 훌쩍 뛰어넘었다. 해당 단지 오피스텔 전용 84㎡는 최고 10억 7,300만 원 수준에 공급됐다. 이달 초 분양한 같은 단지 아파트 전용 84㎡의 분양가가 최고 8억 5,600만 원 수준에 책정된 점을 감안하면 2억 원가량 더 높은 셈이다.

아파트가 도시형 생활 주택, 오피스텔보다 분양가가 낮게 책정되는 것은 정부의 강력한 가격 통제 때문이다. 현재 민간 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고 있다. 상한제를 벗어난 곳도 서울 등 수도권의 경우 대부분 고분양가 관리 지역으로 지정돼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가격 통제를 받는다. 반면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 주택은 가격 규제를 적용 받지 않는다.

정부가 아파트 분양가를 계속해서 옥죄자 아파트 분양을 미루거나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 주택 분양으로 전환하는 모습도 늘고 있다. 판교밸리자이의 경우 분양가를 두고 시행사와 성남시 간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설계 변경을 통해 오피스텔 분양 물량을 대거 늘렸다.

다른 단지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영등포구 여의도에 조성되는 ‘브라이튼여의도’도 지난 2019년 3.3㎡당 4,100만 원 수준에 오피스텔을 분양했다. 하지만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를 놓고 합의를 보지 못하면서 분양 시기를 아직도 확정 짓지 못한 상황이다.

중구 세운상가 재정비 사업으로 건립되는 ‘힐스테이트세운센트럴’ 또한 아파트 535가구와 도시형 생활 주택 487가구로 구성될 예정이었지만 도시형 생활 주택 487가구만 먼저 분양했다. 도시형 생활 주택 분양가는 3.3㎡당 3,900만 원 수준이었지만 HUG는 아파트 분양가로 2,750만 원 수준을 제시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정부에서 아파트 분양가를 통제하다보니 시장에서 규제가 덜한 도시형 생활 주택이나 오피스텔 쪽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며 “아무래도 시장이 원하는 주택 공급은 아파트인 만큼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 주택 공급은 주택 공급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혁준 기자 awlkwon@sedaily.com, 진동영 기자 jin@sedaily.com


권혁준 기자 awlkwon@sedaily.com·진동영 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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