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한창이었던 지난해 연말, 서울 중구에 위치한 롯데호텔 서울의 프렌치 레스토랑 '피에르 가니에르'에는 한산한 객실과 달리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 지난해 12월 피에르 가니에르의 예약률은 오히려 전년 대비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그니엘 서울의 프렌치 레스토랑 '스테이' 역시 지난해 전년도에 버금가는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도 평일과 주말의 디너 경우 만석에 가까운 예약률을 나타내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축 운영 등의 악조건 속에서도 롯데호텔 서울이 운영하는 프렌치 레스토랑의 예약률이 치솟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세계 유명 셰프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국내 레스토랑을 찾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롯데호텔은 최상급의 외식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고메 호텔(gourmet hotel)'을 목표로 지난 2006년부터 대대적인 투자와 협업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지금은 호텔 업계에 보편화된 스타 셰프와의 협력을 15년 전부터 진행해온 것이 성황의 비결이다.
시작은 지난 2006년 진행한 세계 정상급 셰프 피에르 가니에르와의 협업이다. 롯데호텔은 이 협업을 위해 국내 최고의 셰프와 식음 전문가를 피에르 가니에르의 파리 사업장으로 파견해 최고급 프렌치 레스토랑 운영의 노하우를 배웠다. 여기에 파리의 수석 조리장과 파티셰 바 매니저 등 전문가를 국내로 파견해 2008년 롯데호텔 서울 신관 최고층에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의 문을 열었다. 피에르 가니에르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작년을 제외하고 매년 2~3회 서울을 방문하며 사업장을 체크하며 소통하고 있다.
지난 2017년에는 30대에 이미 세계적인 스타 셰프 반열에 오른 야닉 알레노를 영입했다. 야닉 알레노는 시그니엘 서울의 레스토랑 '스테이' 운영과 더불어 호텔 내 모든 식음료에 대해 총괄 디렉팅을 전담했다. 웨딩부터 룸서비스 메뉴에 이르기까지 미슐랭 3스타 셰프의 솜씨를 경험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 결과 스테이는 2018년부터 3년 연속 미쉐린 가이드 서울 1스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시그니엘 부산 개장을 준비하면서 미쉐린 가이드 역사상 최초로 첫 도전에 3스타를 거머쥔 브루노 메나드와 손을 잡았다. 브루노 메나드는 시그니엘 부산의 연회와 웨딩, 인룸 다이닝을 비롯해 더라운지의 디렉팅을 총괄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코로나 상황에서도 화상 회의를 통해 스타 셰프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며 "해외 여행의 아쉬움을 국내에서 미식으로 달랠 수 있도록 세계 최정상급 세프들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