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누명을 쓰고 21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낙동강변 살인사건' 피해 당사자가 고문을 가한 경찰관의 신상신상공개를 촉구했다.
4일 부산고법에서 이뤄진 재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최인철 씨는 "무죄가 나올 거라 생각은 했지만, 며칠 잠을 못 잤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기쁘고 누명을 벗었다고 생각하니 다른 일을 해서 힘을 내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고문 경찰관에 대해 "그런 사람을 어떻게 용서하겠느냐. 그 사람들은 악마다. 절대 용서란 없다"며 "복수보다 관용 베풀고 그 사람도 살 수 있는 길을 열어주자 생각했지만, 재판에서도 부인하는 모습을 보고 그런 사람 어떻게 용서하겠냐"고 강경하게 말했다. 최씨는 재판 전에도 법정 앞에서 "저는 고문한 경찰관의 공개를 원한다. 왜 피해자는 공개는 하는데 가해자는 공개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당시 사하경찰서 형사 7반이 수사를 했는데 2명은 고문에 가담 안 했고, 형사 주임부터 6명이 가담했다"고 설명했다.
장동익 씨는 "33살에 수감될 때 아내는 29살이었는데 지금 딸은 24살이 됐고 아내는 51살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저와 같은 사람이 더 있어선 안 된다. 100명 진범 놓쳐도 1명 억울한 사람 만들면 안 된다"고 호소했다. 장씨는 "이런 일이 더는 있어선 안 된다"며 "뭐가 잘되고, 잘 못 된 건지를 확실히 구별하고 형을 집행하도록 하는 게 가장 큰 바람"이라며 "검찰도 경찰 조사한 걸 그대로 공소장 만들 게 아니라 확실히 알고 형을 집행했으면 하는 큰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고문 경찰 공개와 관련 최씨와 장씨 변호를 밭은 박준영 변호사는 "공개하면 명예훼손 문제가 생긴다"며 차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법정에 나온 경찰, 고문하지 않았다고 말한 경찰, 여전히 사건 피해자 행세를 하고 있는 경찰들을 위증으로 고소하고 국가배상 청구 소송의 피고로 삼을 생각도 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두 분에게 무릎 꿇고 사죄한다면 두 분의 닫힌 마음이 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혜인 인턴기자 understan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