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증시 호황에 힘입어 잇달아 ‘역대급’ 실적을 알리고 있다. 특히 국내 최대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006800)가 전 사업 부문에서 균형 잡힌 사업 모델을 구축해가며 업계 최초 연간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겨 주목받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미래에셋대우가 안정적인 이익 체력을 바탕으로 올해도 견조한 이익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연결 기준 1조 1,047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7,280억 원)보다 51.76% 증가한 수준이다. 국내 증권사 중 연간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은 것은 미래에셋대우가 처음이다. 지난해 매출은 16조 8,905억 원으로 전년(15조 4,369억 원)보다 9.42% 늘었고, 당기순이익(8,183억 원)은 전년 대비 23.19% 증가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익 증가는 자기자본투자(PI)를 포함해 트레이딩 증가와 개인매매 확대에 따른 수탁수수료 수익이 증대됐고 해외 법인 부문도 사상 최대 실적으로 기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래에셋대우는 각 사업 부문이 고르게 수익성을 끌어 올리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사업별 수익 비중은 위탁매매 수수료 32.1%, 운용 손익 39.1%, 기업금융 수수료 9.2%, 이자 손익 8.1%, 금융상품판매 수수료 9.2% 등이다. 특히 자산관리(WM) 부문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7,530억 원으로 1년 전(3,432억 원)보다 2배 이상 늘었다. 199조 6,000억 원의 위탁잔고는 1년 새 66.9% 불었다. 1억 원 이상 자산가 규모는 약 25만 명으로 52.9% 증가했다. 해외주식 예탁자산은 114.9%가 급증한 16조 3,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연금 자산도 꾸준하게 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의 규모는 17조 원을 넘어섰다. 국내 최초다. 개인형 퇴직연금(IRP) 적립금도 2조 원을 돌파했다. 회사 관계자는 “확정기여형(DC) IRP 수익률이 전체 사업자 중 1위”라고 설명했다.
해외 법인들도 좋은 실적을 탄탄하게 뒷받침한다. 미래에셋대우는 해외 현지에서 법인 11개, 사무소 3개 등을 운영해 가장 많은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경우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종합 증권사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홍콩 법인은 굵직한 협상에 참여하며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크는 중이다. 뉴욕과 런던도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상황에 맞는 비즈니스 전략을 시행한다. 이에 지난해 해외 법인의 세전 순이익(연결 기준)은 2,01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5% 증가했다.
주주친화에도 적극적이다. 작년 네 차례에 걸쳐 약 3,727억 원(5,000만 주) 규모 자사주 취득한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약 1,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 매입을 결정했다. 올해 첫 자사주 매입이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작년 총 4차례에 걸쳐 자사주 매입과 일부 소각을 한 데 이어 올해 1,033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알리며 전향적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여의도 증권가에선 미래에셋대우의 올해 실적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관측한다. 유근탁 키움증권 연구원은 “1월 국내 증시의 월평균 거래대금이 약 41조 원 수준으로 전 분기 대비 약 24.5% 증가하면서 1·4분기에도 견조한 이익은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김지영 연구원도 “올해 적극적인 PI 활동의 실적 가시화가 기대되고 자사주매입 등을 살펴볼 때 적극적인 주주 환원정책도 매력적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