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전월세금지법'까지…새 집, 분양도 전세도 '그림의떡'

19일부터 입주자 모집공고 수도권 상한제 아파트

최초 입주일부터 최대 5년까지 실거주 의무 기간 적용

현금부자 아니면 청약문턱 높아져…전세난 부채질할 듯

수도권 새 아파트 공사현장./서울경제DB수도권 새 아파트 공사현장./서울경제DB




이달 19일부터 수도권에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 받는 아파트에 최대 5년의 실거주 의무 기간을 부여하는 일명 ‘전월세금지법’이 시행된다. 통상 신축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하면 전세 물량이 대거 풀려 인근 지역의 전세 시장이 안정된다. 하지만 앞으로는 새 아파트 전셋집을 찾아볼 수 없게 되는 셈이다. 아울러 입주 때 전세를 놓고 잔금을 충당하는 것이 불가능해져 결국 현금이 많은 부자들만 유리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각종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예정대로 ‘전월세금지법’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실거주 의무, 최조 입주일부터 적용=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는 19일부터 입주자 모집 공고를 받는 수도권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 아파트에 실거주 의무 기간이 생긴다. 실거주 의무 기간은 최조 입주일부터다. 원래 공공 택지에 들어서는 공공 분양 아파트에만 적용되던 실거주 의무 기간이 공공 택지 민간 분양은 물론이고 민간 택지 공급 아파트에까지 확대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실거주 의무 기간은 최대 5년이다. 공공 택지 아파트로 분양 가격이 인근 지역 시세의 80% 미만인 경우 5년을 실거주해야 하며 분양가가 시세의 80%이상 100% 미만은 3년이 적용된다. 민간 택지 의무 거주 기간은 상대적으로 짧다. 시세 대비 분양가가 80% 미만 수준으로 책정되면 3년, 80% 이상 100% 미만이면 2년의 의무 기간이 부여된다.



만약 해당 기간 동안 실거주를 하지 않고 속일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다만 해외 체류 등의 이유로 실거주를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전매를 허용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우선 매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의무 거주 기간을 채우지 못하면 매입 금액은 입주금과 입주금에 대한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의 평균 이자율을 적용한 이자를 더한 수준에서 책정된다. 단 의무 거주는 조합원은 적용되지 않고 일반 분양자만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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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대책도 전세난 예고하는데=‘로또 청약’이 투기판으로 변질되는 현상을 예방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제도이지만 일각에서는 수억 원의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는 로또 청약이 자금 동원력이 있는 ‘현금 부자’들의 전유물이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자금이 부족한 경우 입주 시점에 전세를 놓아 보증금으로 남은 잔금을 치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앞으로는 입주 시점에 세입자를 받지 못하는 만큼 서민의 내 집 마련 문턱이 그만큼 높아지게 됐다.

전월세금지법이 최근 심화한 전세난을 더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보통 신축 단지의 입주 시점이 오면 시장에 전월세 매물이 대거 유입되면서 인근 지역의 전세 시장이 안정된다. 하지만 실거주 의무 기간이 적용되면 자연스럽게 전월세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새 집 전셋집도 얻지 못하는 셈이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실거주 의무 기간을 두면 실수요자에게 분양을 한다는 긍정적 측면도 물론 있지만 한편으로는 임대주택의 공급이 줄어들면서 신축 단지 입주 지역의 전세가 안정 효과를 볼 수 없게 됐다는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전월세금지법 시행이 최근 발표된 2·4 공급 대책과 맞물려 전세 시장이 더 불안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대책으로 공급되는 주택의 상당수가 정비 사업으로 만들어지는데 이렇게 되면 이주 수요가 늘어나 전세 수요가 많아진다. 또 청약제도 개편으로 청약 대기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전세 시장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우려했다.

/양지윤 기자 yang@sedaily.com


양지윤 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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