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을 정면으로 비판한 뒤 한동안 공개 석상에 나오지 않아 ‘실종설’마저 제기된 마윈(사진) 알리바바 창업자가 최근 중국의 휴양지인 하이난에서 골프를 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윈은 최근 수 주간 하이난 남쪽의 선밸리골프리조트에서 골프를 쳤다.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마윈이 골프를 친 것은 최소한 수감이나 자산 압류 같은 악몽 같은 시나리오는 피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통신은 최근 몇 달간 마윈의 행방을 둘러싸고 싱가포르 도주설, 가택 연금설, 수감설 등이 난무했다고 전했다.
마윈은 지난해 10월 상하이 와이탄 금융 서밋에 참석해 당국이 앤트그룹 같은 핀테크 기업에 전통적 규제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면서 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혁신을 억누르고 있다”며 “기차역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공항을 관리할 수 없듯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미래를 관리할 수는 없다”는 등 현 정권에 비판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이후 세계 최대 규모가 될 예정이던 앤트그룹 상장은 전격 취소됐고 당국은 반독점, 개인 정보 보호 등 여러 명분을 앞세워 전자상거래와 핀테크 등 알리바바그룹의 핵심 사업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마윈은 공개 석상에서 장기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일각에서 '실종설'까지 제기됐지만 지난달 20일 농촌의 교사들을 상대로 한 화상 연설에서 잠시 모습을 드러내기는 했다.
하지만 마윈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했다고 해서 그가 다시 중국을 대표하는 기업인으로서의 예전 위상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상하이증권보는 이달 2일 1면에 ‘기업가 정신’을 강조하는 논평을 게재하면서 마화텅 텐센트 회장, 왕촨푸 비야디 회장,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 등을 거론했지만 마윈은 거론하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시진핑이 이끄는 공산당의 불투명성을 고려했을 때 마윈의 최후가 어떨지 예상하기 어렵다”며 “관영 매체가 발표한 중국 기술 기업인 명단에서 그가 빠진 것은 당과 그의 관계가 약화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해설했다.
/박성규 기자 exculpate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