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의회 난입 사태 이후 구글과 애플, 아마존 등에 의해 강제 차단됐던 소셜미디어 앱 ‘팔러(parler)’가 다시 나타났다.
15일(현지 시간)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팔러는 성명을 통해 새롭게 디자인된 웹사이트로 서비스를 재개했으며 새로운 플랫폼은 “지속 가능하고 독립적인 기술”을 기반으로 구축됐다고 밝혔다. 또 새 기술은 이른바 ‘빅 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에 대한 의존을 끊었다고 덧붙였다. 팔러의 새 웹사이트에는 “당신의 견해 때문에 차단당할 것이란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말하고 공개적으로 자신을 표현하라”라고 쓰여 있다.
극우 성향 미국인이 즐겨 쓰는 팔러는 지난달 6일 발생한 사상 초유의 의회 난입 사건 때 폭력을 선동하는 게시물을 방치해 의회 폭동을 조직화하는 데 원인이 됐다며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당한 바 있다. 당시 구글과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팔러 앱의 다운로드를 차단했고, 서버를 제공하던 아마존은 웹호스팅 서비스를 중단했다. 새 플랫폼이 독립적인 기술을 기반으로 구축됐다는 것은 팔러가 이들 외에 새로운 호스팅 업체를 찾아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다만 여전히 구글과 애플의 앱스토어에서는 다운로드가 차단된 상태다.
팔러와 손잡은 새 호스팅 업체는 캘리포니아 기반의 클라우드 업체 ‘스카이실크(skysilk)’다. 이날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스카이실크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사적인 판단에 대한 (개인의) 권리를 옹호하고 판사와 배심원, 집행자의 역할을 거부한다”라고 발표했다. 소셜미디어 업체가 자체 판단해 이용자의 게시물을 차단하고 삭제하는 행위를 비판한 것이다. 이어 표현의 자유 원칙을 담은 수정헌법 1조를 언급하며 “이 원칙이 조직에 의해 방해되거나 제한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라며 “팔러가 초당파적인 공공 광장이 되기 위해 지원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논란 후에도 게시물 삭제와 같은 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다만 CNN 방송은 과거 팔러에 게재됐던 콘텐츠들은 더는 이용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팔러의 새로운 커뮤니티 지침에는 이 회사가 "알면서도 범죄나 민사상 불법행위, 기타 불법적 행위를 위한 도구로 쓰이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혀 있다. 즉 팔러는 SNS 관리를 위해 게시물 삭제를 제외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팔러는 서비스 재개 첫 주에 현 이용자들의 계정이 다시 가동되도록 하고, 그다음 주부터 새로운 이용자들에게도 개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팔러는 ‘큐어넌(QAnon)’과 ‘프라우드 보이스(proud boys)’ 등 극우 단체와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주로 이용해왔다. 지난 11·3 대선 이후 이용자가 몰려들며 사용자가 일주일 만에 450만 명에서 1,000만 명으로 늘어난 바 있다. 미 공영 라디오 NPR에 따르면 15일 현재 이용자 수는 2,000만 명에 달한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