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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매출 살렸다"...유니클로, 자라 꺾고 의류업 시총 1위

유니클로 1주당 10만엔대로 처음으로 올라

코로나19 세계적 재택근무 확산따른 평상복 수요 증가 영향

유니클로 영업점 전경./연합뉴스유니클로 영업점 전경./연합뉴스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일본 기업 패스트리테일링이 세계 의류업계 시가총액 순위 경쟁에서 '자라'(ZARA) 브랜드를 보유한 스페인 기업 인디텍스를 제치고 1위에 등극했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 증시에 상장된 패스트리테일링 주가는 전날 3.06%(3,040엔) 오른 10만2,500 엔으로 거래가 끝나면서 10만 엔대에 처음 올라섰다. 이로써 패스트리테일링 시총은 10조8,725억 엔(약 114조 원)으로 불어나면서 유럽 증시에 상장된 인디텍스(10조4,600억 엔, 15일 종가 기준 약 817억 유로)를 최초로 넘어섰다.

패스트리테일링 주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세계적인 재택근무의 확산에 힘입어 유니클로의 강점으로 꼽히는 평상복 수요가 증가한 영향으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작년 8월부터 급등세를 탔다. 닛케이는 출점 지역의 차이가 두 회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평가를 나눈 것으로 분석했다.



패스트리테일링의 주력인 유니클로 사업의 경우 전체 2,298개 점포(지난해 11월 기준) 중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이 6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빠른 속도로 경기를 되살린 중국 내 점포 수는 791곳으로, 점포가 가장 많은 일본(815점)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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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는 작년 8월 결산 기준 홍콩, 대만을 포함한 중화권의 영업이익률이 일본 시장(13%)을 웃도는 14.4%를 기록하는 등 중화권 시장에서의 수익성이 높다. 반면에 자라는 대규모 도시 봉쇄 등으로 점포 휴업이 잇따른 유럽과 미주지역에 매장의 70%를 두고 있어 전체적인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고전하고 있다.

닛케이는 패스트리테일링은 코로나19 확산 이전부터 축적해 온 디지털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평가도 높다고 지적했다. 이 회사는 2016년부터 '정보 제조 소매업'을 내걸고 모든 제품에 IC 태그를 부착해 오프라인 점포와 인터넷 쇼핑몰에서 인기를 끈 상품 데이터를 분석, 마케팅 전략에 활용하고 있다. 미국 구글 등과 협업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생산 체제도 갖추고 있다.

닛케이는 야나이 다다시 패스트리테일링 회장 겸 사장이 올해 초 직원들에게 "의류 영역에선 세계 1위로 손이 미치는 위치까지 올 수 있었다"는 신년 인사를 했다며 그 말이 그대로 실현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매출 등에선 패스트리테일링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의 결산 매출을 보면 인디텍스는 올해 1월 기준 전년도 매출이 282억 유로(약 3조5,000억엔), 스웨덴의 H&M은 지난해 11월 기준 1,870억 크로네(약 2조3,000억엔), 패스트리테일링은 작년 8월 기준 약 2조 엔으로 세계 3위에 머물고 있다. 최근 분기 순이익도 인디텍스가 패스트리테일링(약 700억 엔)의 1.6배 수준인 8억6,600만 유로(약 1,100억엔)였다.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에서도 지난해 8월 기준 9%에 머문 패스트리테일링이 인디텍스(24%)에 크게 밀리고 있다. 닛케이는 인디텍스가 지난해 10월 베이징 시내에 대규모 매장(플래그십 스토어)을 여는 등 중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며 아시아 시장이 향후 양사 시총 경쟁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전망했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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