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서 사흘 연속 새벽 시간대에 인터넷이 차단된 가운데 군 병력이 양곤 등으로 이동 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시위대는 구금 중인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에 대한 추가 기소에 항의해 대규모 시위를 벌일 태세여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17일(현지 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톰 앤드루스 유엔 특별보고관은 성명에서 "이날은 지난 1일 쿠데타 이후 봐온 것보다 더 큰 규모로 폭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군인들이 외딴 지역에서 최소한 양곤으로 이동 중이라는 보고를 받았다"며 "과거 사례를 보면 군 병력 이동은 대규모 살상, 행방불명 그리고 구금에 앞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시위 계획과 군 병력 집결이라는 두 가지 상황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을 볼 때 군부가 미얀마 국민을 상대로 더 큰 범죄를 저지를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군정이 수지 고문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조치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하면서 시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날 오전부터 기독교 성직자 및 신부, 토목 기사 등이 양곤 미국 대사관 앞 등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데 그 규모는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로이터통신은 반(反) 군정 활동가인 킨 산다르가 페이스북에 "독재자들을 끌어내리기 위해 수백만이 모이자"는 글을 올렸다고 전했다. 수지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고위 인사이자 대변인 역할을 맡은 찌 토 또한 "대규모로 행진하자. 미얀마와 젊은이들의 미래를 파괴한 쿠데타 정부에 대항해 우리의 힘을 보여주자"고 촉구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총선에서 심각한 부정이 발생했음에도 정부가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