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1일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4년 만에 왕이 돼버렸다”며 ‘전 국민 위로금’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야권 대선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도 나서서 “선거를 앞둔 매표행위”라고 했고, 윤희숙 의원도 “조선 시대 내탕금(임금의 개인 재산)으로나 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혈세로 선심성 재정지출을 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문 대통령이 4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국민 위로지원금 검토를 거론한 것과 관련, “조선의 왕들도 백성들에게 나랏돈을 이렇듯 선심 쓰듯 나눠주지는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주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은 서울·부산시장 선거를 앞둔 더불어민주당에 확실한 ‘재정 살포’를 약속했다”며 “사실상 민주당에 옥쇄(玉碎)를 요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권은 문 대통령의 ‘전 국민 위로금’ 발언이 나오자 곧바로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가장 큰 목소리를 낸 사람은 윤희숙 의원이다. 윤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가 끝날 상황이 되면 전국민 위로지원금 지급을 검토하겠다’고 한 데 대해 “이렇게 기분 내키는 대로 하는 것은 조선 시대 왕실 돈인 내탕금으로나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이 정부는 국민에게 잠시 위임받은 권력을 완전 자신들의 것이라 생각하는 모양”이라며 “어디에 왜 돈을 썼고 그 효과가 얼마나 높았다는 것을 국민에게 밝혀 면밀히 평가받아야 하는 것이 국민에게 권력을 위임받았을 뿐인 민주 정부의 막중한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유 전 의원도 위로금에 대해 “선거를 앞둔 매표행위”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대통령 개인 돈이라면 이렇게 흥청망청 쓸 수 있을까”라며 “내가 낸 세금으로 나를 위로한다니 이상하지 않은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러니 선거를 앞둔 매표행위라는 얘기를 듣는 것”이라며 “국채 발행을 걱정하다가 기재부를 그만둔 신재민 사무관보다 못한 대통령”이라고 혹평했다.
유 의원은 본인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또 다른 글을 올려 “문 대통령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말과 행동을 보면, 그들이야말로 국민을 ‘돈 뿌리면 표 주는 유권자’로 취급하고 모독하고 있음이 분명하다”며 “선거 전에는 전 국민 보편지급을 했다가 선거 후에는 피해계층 선별지급으로, 선거가 다가오니 또 보편지급으로, 조삼모사(朝三暮四)를 밥 먹듯이 하는 행태부터 국민을 우롱하고 모독한 증거 아닌가”라며 재차 일갈했다.
한편 주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앞장서서 국가 부채를 늘리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해 100조, 올해 이미 100조 원 정부부채가 늘어났다”며 “지난 1980년대 말부터 쌓아놓은 국민연금 적립액이 불과 600조 원에 불과하다. 이런 속도로 정부가 지출을 늘려 가면 지금 20대, 30대가 받을 국민연금이 한 푼이라도 남아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