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코로나 통금 완화로 늘어난 술자리에 몸살 앓는 원룸촌

술집 영업시간 제한 밤 10시로 연장되자

“집에서 2·3차 즐기자”…소음 갈등 증가

원룸 거주하는 취준생·고시생 고통 호소

서울 대학가의 한 원룸촌 건물 내부 벽에 소음 관련 민원 공지 글이 붙어있다./김성원기자서울 대학가의 한 원룸촌 건물 내부 벽에 소음 관련 민원 공지 글이 붙어있다./김성원기자




서울 관악구 신림동 원룸촌에 거주하는 고시생 임모(28)씨는 최근 밤마다 이웃집에서 벌어지는 술판에 이사를 고민하고 있다. 취기가 달아오른 대학생들이 자취방에서 3차 술자리를 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새벽까지 이어지는 술자리에 밤잠을 설치기도 한다. 임씨는 “직접 찾아가서 말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더 이상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대학가 주변 원룸촌이 심야 소음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식당·술집 영업시간 제한조치가 1시간 연장된 이후 원룸으로 자리를 옮겨 3차 술자리를 즐기려는 학생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밤 늦은 시간까지 공부에 매진해야 하는 고시생과 취업준비생들은 소음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관련기사



지난 주말 밤 찾은 서울 동대문구 대학가의 한 원룸촌에서는 일부 학생들이 늦은 시간까지 원룸에서 술판을 벌이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특히 식당과 술집의 매장 내 취식이 끝나는 오후 10시가 되자 근처 편의점에 들러 소주와 맥주, 술 안주를 산 뒤 원룸으로 발길을 옮기는 학생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해당 원룸촌에 거주하는 대학생 A(22)씨는 “영업시간 제한이 오후 9시일 때만 해도 시간이 애매해 저녁 먹고 그냥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10시로 연장된 뒤로는 2차 술자리 이후 원룸에서 3차를 하게 된다”며 “그러다 보니 늦은 시간 노래를 부르거나 시끄럽게 떠들지 말라는 안내문이 원룸에 붙기도 했다”고 전했다.

갈등을 중재해야 하는 원룸 주인들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원룸 주인 양모(75)씨는 “저녁 영업시간 제한이 1시간 늘어나면 밖에서 술을 마시게 되니 원룸 내 음주가 줄어들 줄 알았는데 잘못된 생각이었다”며 “오히려 배달음식 쓰레기와 함께 분리수거장에서 나오는 술병이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취업준비생들이 즐겨 찾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원룸 소음에 대한 불만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한 취업 커뮤니티에는 최근 ‘옆집소음이 심해 집중을 못하겠다,’ ‘옆집소음 때문에 망치로 벽을 두드리고 싶은 심정’이라는 등의 하소연이 게재됐다. 고시생 임씨는 “고시생들은 옆집소음이 큰 위협으로 다가온다”며 “마음 편히 조용하게 공부했으면 하는 바람뿐”이라고 말했다.

/방진혁 기자 bready@sedaily.com, 김성원 기자 melody12147@sedaily.com


방진혁 기자 bready@sedaily.com·김성원 기자 melody12147@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