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한화 3세' 김동관, 항공·우주 벤처서 '무보수 경영'

지분 30% 투자한 쎄트렉아이에

이사회 등기임원으로 이름 올려

그룹 미래 사업 구상 힘쏟을 듯





한화 3세 김동관(사진) 한화솔루션(009830) 전략부문 대표(사장)가 항공·우주분야 국내 벤처기업의 이사회 멤버로 이름을 올린다. 한화그룹이 항공·우주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고, 오너 경영자인 김 사장이 직접 뛰어들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한화 측은 “김 사장이 감독이 아닌 선수로 뛸 것”이라며 항공·우주 분야에서 그의 보폭이 커질 수 있음을 예고했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김 사장은 이날 국내 민간 인공위성 제조·수출 기업인 쎄트렉아이 이사회에서 등기 임원(기타비상무이사)으로 추천됐다. 쎄트렉아이는 최근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분 30%를 인수한 회사다. 국내 최초 인공위성인 ‘우리별 1호’ 개발에 참여한 카이스트(KAIST) 연구 인력이 1999년 설립했다. 한화가 쎄트렉아이 지분을 인수한 데 이어 김 사장이 직접 이 회사 경영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김 사장과 함께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 김승모 ㈜한화 방산부문 대표도 무보수 비상무이사로 함께 추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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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장은 다음 달 쎄트렉아이 주주총회에서 자신의 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되는 대로 대전 본사를 찾아 직원들을 만날 예정이다. 그는 “앞으로 자리를 따지지 않고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가서 무슨 역할이든 하겠다”며 “당장의 돈벌이가 아니라 쎄트렉아이와 미래를 함께하겠다는 진정성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대기업이 유망 분야 벤처기업 경영을 돕는 것도 일종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판단하고 이번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이 국내외 벤처기업에 투자해 기술 협업을 하는 사례는 많지만, 오너 경영인이 법적 책임이 주어지는 이사회 멤버로 이름을 올리는 사례는 드물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한화그룹이 항공·우주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본격적으로 해당 사업 확대 구상에 들어간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 사장 스스로도 평소 항공·우주 분야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화그룹은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 등을 통해 인공위성과 항공 부품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화시스템이 영국 위성통신 안테나 분야 벤처기업인 페이저 솔루션 사업과 원천 기술 등 핵심 자산을 인수한 바 있다. 김 사장은 쎄트렉아이 이사로서 이 회사의 해외 사업 확장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쎄트렉아이 측에서 김 사장을 이사로 추천한 것도 그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한화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쎄트렉아이를 어필하기 위해서는 김 사장의 이름을 앞세우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어 “전기차를 만드는 테슬라와 위성을 만들어 쏘는 스페이스X의 경영자도 일론 머스크 한 사람”이라며 “김 사장이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이끌면서 만들어온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가 항공우주사업의 해외 시장 진출에도 큰 힘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재영 기자 jyhan@sedaily.com


한재영 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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