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구청 간부가 구청장 공약에 반대하는 야당 구의원을 직접 찾아가 본회의에 출석하지 말라며 행패를 부린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황재원 의원 측 제공서울의 한 구청 간부가 구청장 공약에 반대하는 야당 구의원을 직접 찾아가 본회의에 출석하지 말라고 협박하고 행패를 부린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서울 서부경찰서는 국민의힘 황재원 은평구 의원이 은평구청 대외협력실장 A씨를 협박과 단순폭행 등 혐의로 신고한 내용을 접수하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전날 오후 5시 15분께 은평구에 위치한 황 구의원의 사무실을 찾아가 '내일 은평구의회 본회의에 출석하지 말라'고 협박하고 황 구의원을 밀치는 등 폭행한 혐의로 신고를 당했다.
황 구의원은 구청장 공약 중 하나인 복지재단 설립 관련 조례안의 구의회 표결이 계기라고 설명했다. A씨가 조례안에 반대하는 황 구의원의 본회의 출석을 막으려 사무실에 찾아왔다는 것이다. 황 구의원은 "A씨가 술 냄새를 풍기면서 마스크도 안 끼고 찾아와 본회의에 출석하지 말라는 식으로 말했다"며 "'내 말 한마디면 공천 못 받는다'는 식으로 내년 구의원 공천권까지 운운하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씨는 “폭행은 없었고 단순히 의견을 전달하러 찾아갔을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A씨는 "나도 과거에 구의원을 해본 경험이 있다. 복지재단을 놓고 논쟁이 있을 때는 반대 의견을 상임위에서 충분히 잘 전달했다면 상황에 따라 본회의에 불출석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황 구의원이 나가달라고 해서 밖에서 얘기하자고 말하는 과정에서 실랑이가 있었을 뿐 폭행은 없었다"며 "공천 문제는 협박 의도가 아니라 내년도 지방선거에서 공천받을 수 있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열린 은평구의회 본회의에서 은평복지재단 설립·운영 조례안은 재석 인원 18명 중 찬성 9명·반대 6명·기권 3명이 나와 과반을 얻지 못하고 부결됐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