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이들 기업의 설비투자 수혜를 입을 반도체 장비주에서 투자 기회를 노리라는 증권사들의 조언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반도체 공정 난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선도적인 기술을 확보한 일부 기업은 차별화된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으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1일 금융 투자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PC용 D램(DDR4 8Gb) 현물가가 22개월 만에 4달러를 돌파하는 등 반도체 가격의 오름세와 맞물려 1월 중반 이후 지지부진하던 주가가 다시 반등하고 있다. 특히 매출의 70%가 D램 부문에서 나오는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5일 14만 8,500원으로 마감하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D램 가격 상승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인데 이에 따라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최근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도래함에 따라 삼성전자 등 반도체 생산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오는 2022년 최대치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며 장비주에 선제 투자할 것을 권하고 있다. 나성준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의 빅사이클이 오는 데다 증설 요구가 늘어나며 내년 대다수 국내 장비 업체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 장비주의 주가는 내년 실적을 선행해 반영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밸류에이션 멀티플이 낮은 종목을 적극적으로 매수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내년 명확한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주당순이익(EPS) 증가율 역시 4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는 기업들로 유니테스트(086390)·파크시스템즈·넥스틴(348210)·제우스(079370)·월덱스(101160)·유진테크(084370) 등을 꼽았다. 특히 SK하이닉스 대비 삼성전자의 설비투자가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보이기에 삼성전자 밸류체인 업체인 원익IPS(240810)·피에스케이(319660)·엘오티베큠 등도 추천했다.
SK증권도 반도체 업황 호조로 올해 국내 반도체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반도체 장비 기업들의 주가가 우상향할 것으로 내다봤다. SK증권은 시장점유율 상승 등으로 기업 펀더멘털이 한 단계 상승할 종목과 독과점적 아이템을 보유한 기업 위주로 접근할 것을 권하며 파크시스템즈·제우스·월덱스·에이피티씨(089970)·엘비세미콘(061970)·테크윙(089030) 등을 추천했다.
삼성증권은 장비주 중에서도 반도체 불량을 예방하고 수율(생산 효율)을 높이는 데 필요한 ‘공정제어(프로세스 컨트롤)’ 관련 기업을 눈여겨보기를 권했다. 관련 종목으로는 최근 증시에 상장된 넥스틴과 파크시스템즈·인텍플러스(064290)를 꼽았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