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 확대 여부와 관련해 각국의 접종 결과를 충분히 분석한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고령층 접종 효과' 논란으로 우선접종 대상에서 제외되었던 만 65세 이상 고령층도 이 백신의 접종 대상에 포함될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정경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2일 온라인 브리핑에서 만 65세 이상 고령층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여부에 대해 "관련 근거자료를 계속 수집하고 있다"면서 "이를 분석해 근거를 축적한 뒤 전문가 자문을 받고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반장은 구체적인 결정 시기에 대해 "특정 시기를 한정하고 자료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논문과 임상시험 결과 등의 자료가 충분히 쌓였다고 하면 언제든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애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1분기 요양시설·요양병원의 입원·입소자 및 종사자 전체를 대상으로 접종할 예정이었으나, 만 65세 이상에 대해서는 일단 접종을 보류했다. 이는 만 65세 이상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신중히 결정하라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권고를 고려한 결정이다. 식약처는 당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성은 입증됐지만, 고령층 대상 임상 연구가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이런 결정을 내렸다.
한편 최근 영국에서는 고령층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과를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잉글랜드공중보건국(PHE)이 이 백신을 1회 접종한 80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4주 뒤 입원하는 사례가 80% 줄었고, 70세 이상에서는 접종 4주 뒤 감염 예방 효과가 60∼73%로 나타났다. 프랑스는 해당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이 백신의 효과를 인정하면서 접종 연령을 74세까지로 확대했고, 독일도 '고령층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권고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재고하고 있다.
정 반장은 이런 움직임에 대해 "현재 각국에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고 일부 국가에서는 고령자에 대한 접종 결과가 나오고 있다"며 "미국 임상시험 결과뿐 아니라 각국의 접종 결과를 전체적으로 보고 (접종 대상 확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지난달 26일부터 요양시설·요양병원의 입원·입소자 및 종사자 가운데 만 65세 미만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또 하루 뒤인 27일부터는 코로나19 환자 치료병원 및 생활치료센터의 의료진과 종사자를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한 상태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