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들끓는 檢心 "윤석열 징계 때보다 심각"

[ '중수청 반대' 수위 높이는 윤석열]

내부망에 중수청 비판글 이어져

작년 10월 '집단성명' 재연 가능성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직원과의 간담회를 위해 대구고검과 지검을 방문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대구=연합뉴스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직원과의 간담회를 위해 대구고검과 지검을 방문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중대범죄수사청 설치에 대해 강한 비판을 이어가는 가운데 검찰 내에서도 집단 반발이 확산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일선 검사들이 중수청 설치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연달아 직접 내면서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는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중수청 설치 추진을 비판하는 글이 이어졌다. 김민아(사법연수원 34기) 청주지검 충주지청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검찰의 수사와 기소는 분리될 수 없고 그로 인한 손해는 오롯이 국민에게 돌아가게 된다”며 “현재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검찰 제도의 개악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다”고 적었다. 전날에는 정경진(31기) 서울남부지검 부장검사가 목소리를 냈다. 정 부장검사는 “(검경 수사권 조정이라는) 새로운 형사 시스템이 정착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사권을 없애버리는 것은 사실상 검찰을 폐지하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일에는 성기범(40기) 서울중앙지검 검사가 “지난 3년 이상 수차례 검찰 개혁의 시간이 있었음에도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차례의 수사,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시도 끝에 다양한 정치적 이벤트가 연이어 있는 시기에 생뚱맞게 중수청이 등장했다”고 꼬집었다. 각 게시글에는 ‘공감한다’는 취지의 댓글들이 여럿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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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안팎에서는 이처럼 중수청 설치 등을 실명으로 비판하는 검사들의 글을 움직임이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검사들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과 윤 총장 징계 청구 때 집단 반발한 것처럼 이번 중수청 설치 국면에서도 또 한 번 ‘검란(檢亂)’이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중수청 설치는 검찰을 폐지하는 법안과 마찬가지라고 검사들은 보고 있다”며 “윤 총장 징계 국면 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10월 검사들의 집단 반발은 추 전 장관이 윤 총장에게 라임 사건 등에 대한 수사 배제를 지휘해 일부 검사들만 이프로스에 비판 글을 올리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후 추 전 장관이 ‘개혁에 반기를 드는 검사들 더 커밍아웃하라’고 말하자 130명 넘는 검사들이 ‘나도 커밍아웃’한다는 댓글을 달며 집단 반발로 번졌다. 윤 총장 징계 청구 때는 초기에 일부 검사들만 글을 올렸다 나중에는 전국 고검장들과 검찰청 평검사들이 모두 집단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손구민 기자 kmsohn@sedaily.com


손구민 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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