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경선 상대 후보 컨설턴트가 공천권 행사?...'이해 충돌' 논란도

[토요워치-정치 컨설턴트의 세계]

민주당 예비후보 35명 고객 뒀던

컨설팅 업체 대표가 공천권 쥐어

업계서도 "오해 소지 있다" 뒷말

유승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15 총선을 앞둔 지난해 3월 민주당의 공천 결정에 불복하고 국회 당 대표실 앞에서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권욱 기자유승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15 총선을 앞둔 지난해 3월 민주당의 공천 결정에 불복하고 국회 당 대표실 앞에서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권욱 기자




“윈지코리아와 유착 관계를 맺고 있는 후보들을 위한 부정행위가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둔 지난해 3월 유승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당 대표실 앞에 나앉아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서울 성북갑 지역에서 공천 탈락한 유 전 의원의 주장은 ‘상대 후보의 정치 컨설턴트인 동시에 당 공천을 담당한 전략기획위원장이 부정 경선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당시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윈지코리아의 이근형 전 대표, 그는 성북구에 출마한 한 민주당 후보자를 고객으로 뒀다. 윈지코리아는 “당 적합도 조사 및 경선 조사를 진행한 바 없다.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회사 이미지에 막대한 타격을 주고 있다”며 유 전 의원에게 소송을 걸었으나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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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정치 컨설턴트가 직접 정치에 개입하는 게 맞느냐는 ‘이해 충돌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간 정치 컨설턴트가 직접 캠프에 참여해 책사로 활동하는 경우는 간혹 있었다.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소속 컨설턴트들이 각 정당 캠프로 뛰어든 사례가 대표적이다. 김헌태 KSOI 대표는 문국현(창조한국당), 김성식 수석전문위원은 이명박(한나라당), 정기남 부소장과 정창교 수석전문위원은 정동영(대통합민주신당), 문명학 기획위원은 권영길(민주노동당) 후보의 실무진으로 참여했다.

다만 다수 후보의 컨설팅을 맡으며 동시에 당 공천까지 관여한 이 위원장의 ‘특수 사례’를 두고는 컨설팅 업계에서도 뒷말이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컨설턴트는 “당내에서 같은 선거구를 두고 경합하는 여러 후보가 있을 텐데 특수 관계에 있는 분이 공천을 수행한다면 의구심을 가지고 오해할 소지가 많다”며 “당의 선택이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사례”라고 비판했다. 윈지코리아가 지난해 총선에서 관리한 예비 후보는 35명에 달한다.

정치 컨설턴트의 대부분이 국회의원 보좌관, 당직자, 청와대 출신인 한국 컨설팅 업계의 특성이 이해관계 충돌 논란을 낳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와 컨설턴트의 경계가 흐릿하다 보니 직업적 프로페셔널리즘이 퇴색됐다는 주장이다. 친여권 컨설팅 업계로 분류되는 윈지코리아의 이 전 대표와 박시영 대표는 모두 참여정부 청와대 출신이다. 박 대표는 노사모 사무총장은 물론 열린우리당 부국장을 지내기도 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sedaily.com


김인엽 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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