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커머스 기업인 쿠팡의 미국 뉴욕 증시 상장이 다가오면서 수혜주들이 다시 출렁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쿠팡이 높은 공모가로 상장할 경우 자칫 고평가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도 있어 관련주들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쿠팡과 물류 및 창고 업무를 제휴 중인 KCTC(009070)는 이날 장중 19.66% 상승한 1만 1,200원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KCTC는 지난 2월 설 명절 연휴에 쿠팡이 뉴욕 증시에 상장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4,735원에서 1만 350원까지 118% 급등했다. 이후 30% 이상 하락하기도 했지만 이달 들어 다시 주가가 상승세를 타는 모습이다. KCTC는 지난달 26일 이후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전거래일보다 12.16% 오른 1만 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쿠팡과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쿠팡플레이’를 출시하는 KTH(036030)와 쿠팡의 물류·운송 전담 계약 회사인 동방(004140)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KTH는 2월 중순 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단숨에 118%의 주가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후 조정을 받아 약 39% 하락했다. 하지만 쿠팡의 상장 날짜가 다가오며 다시 매수세가 몰렸고 2월 25일부터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1만 2,750원까지 올랐다. 동방 역시 최근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전장 대비 0.90% 상승한 1만 1,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쿠팡은 10일(현지 시간) 최종 공모가 산정을 앞두고 있으며 다음 날인 11일 상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공모가 예상 밴드는 주당 27~30달러로 확정 공모가에 따른 상장 시가총액은 460억~51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미국 증시에 상장한 아시아 기업 중 네 번째로 큰 규모다. 김명주 미래에셋 연구원은 “밴드 상단인 30달러로 공모가가 정해질 경우 510억 달러(약 56조 원) 규모로 기업 가치가 평가되는 셈”이라며 “쿠팡은 상장 후 조달 자금을 통해 국내 오프라인 인프라를 확대할 것으로 보이며 2022년 흑자 전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밴드 상단의 주가로 공모가 이뤄질 경우 올해 실적 추정치와 비교해 주가매출비율(PSR)이 3배에 이르게 되는데 아마존이 3.2배인 점을 고려할 때 단기 밸류에이션 부담도 발생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 같은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증권 업계는 투자에 주의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증권 업계의 한 관계자는 “쿠팡의 뉴욕 증시 진출이라는 소식에 관련 주들의 주가가 움직인 만큼 앞으로도 쿠팡의 분위기에 따라 주가가 변동성을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증시 상장이라는 모멘텀이 사라지는 경우도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쿠팡 관련 대표주로 꼽혔던 동방은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해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에서 투자위험 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