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이낙연, 풍부한 국정 경험 강점…강성‘친문’ 끌어안기 과제

■대선잠룡SWOT분석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4·7보궐선거 승패가 중대 변수

서울시장까지 패배하면 치명상

친문 제3후보 물색작업 나설듯

핵심정책으로 신복지 내세웠지만

이낙연표 브랜드 없는 것도 약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당권을 내려놓고 대권 시험대에 올라선다. 당 대표 재임 기간 192일을 뒤로 하고 대권 도전에 나서는 것이다. 이 대표는 당 대표 재임 기간 중에 강성 ‘친문’ 지지자들로부터 ‘이낙연표’ 정치 시도에 반대 의사에 부딪힌 바 있다. 연초 이 대표가 제안한 전직 대통령 사면론도 강성 지지층의 반발로 공론화되지 못했다. 일부 ‘친문’에서는 당 대표 사퇴론까지 제기하며 반발했다. 그 사이 40%를 넘어섰던 지지율은 반 토막이 났다.

8일 서울경제 정치 분야 펠로들은 강성 ‘친문’은 이 대표의 기회이자 위협 요인으로 ‘동전의 양면’ 같은 존재라고 입을 모았다. 끝까지 제3후보가 출현하지 않을 경우 당내 핵심 지지층인 ‘친문’의 표심은 결국 이 대표를 향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 대표의 대선 라이벌인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해 상당수 ‘친문’은 적대감과 불신을 풀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야권의 유력 주자가 등장해 대선 역학 구도의 변화가 불가피할 경우 친문은 결정적으로 이 대표의 본선 진출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본선 경쟁력이다. 신 교수는 “강성 지지층의 지지가 민심에는 역행할 수 있다”며 “친문은 본선행 티켓을 쥘 수 있는 기회가 되지만 본선 승리에는 오히려 위협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4·7 보궐선거 승패가 이 대표의 ‘기회’와 ‘위협’을 가르는 결정적인 변수로 꼽혔다. 서울·부산시장 선거를 승리할 경우 이 대표의 대선 가도는 말 그대로 탄력을 받을 수 있지만 박빙 승부를 예고한 서울까지 야당에 내줄 경우 ‘친문’은 신속하게 제3후보 물색에 나설 것으로 관측됐다. 장성철 공감과논쟁정책센터 소장은 “이 대표가 앞장서서 당헌을 개정해 후보를 냈고 선거대책본부장까지 맡아 선당후사를 통해 선거 승리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장 소장은 “반대로 패배할 경우 선거 책임론으로 대선 후보로서 치명상을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정권 심판’ 프레임이 더욱 강해져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현 정부 공동 책임론까지 짊어지는 최대 위기에 빠질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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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권욱 기자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권욱 기자


그럼에도 이 대표는 압도적인 국정 경험으로 다른 경쟁 후보군을 따돌릴 강점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 교수는 “총리 시절 쌓은 균형 있고 논리 정연하며 신뢰할 만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여전히’ 정치 자산으로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20여 년간의 신문기자 활동, 4선 국회의원과 전남지사에 이어 최장수 총리 등의 국정 경험 등은 이 대표의 안정성을 높여주는 요소가 된다”고 말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도 “안정감이 뛰어나 중도층을 흡수할 수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며 “호남 출신으로 확장성 제약의 약점을 안정감이 상쇄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낙연표’ 정책 부재는 극복해야 할 약점으로 꼽혔다. 민주당이 ‘이낙연 192일, 성과와 기록’이라는 자료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 노동·민생 지원 입법 △코로나19 감염병 대응 강화 지원 △신복지 ‘국민생활기준 2030’ 제안 △권력 기관 개혁 입법 △한국판 뉴딜 입법 △당 혁신과 당원 소통 확대 등 6대 이 대표 성과를 발표했지만 ‘이낙연 브랜드’로 뚜렷하게 인식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이 대표도 이 같은 점을 인식해 9일 당 대표 사퇴와 함께 민주당 의원을 상대로 ‘신복지’ 로드맵을 설명할 예정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의 핵심 정책인 ‘신복지’가 무르익어갈 것”이라며 “수면 아래로 잠복한 사면론도 연말 대선 국면에서 다시 힘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이 대표의 브랜드로서 강점과 기회 요인으로 반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 박진용 기자 yongs@sedaily.com


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박진용 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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