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 “피해 여성께 대신 사과드린다”고 한 것에 대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양심이 있다면 피해호소인 3인방을 선거 캠프에서 쫓아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박 후보는 “가부장적인 여성비하”라고 응수했다.
박 후보는 지난 8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안 후보로부터 여성의 날에 ‘쫓아내라’는 가부장적인 여성비하 발언을 듣고 몹시 우울했다”며 “‘쫓겨난 여성’들을 취재했던 옛 기억이 떠오르면서 이 땅의 여성들은 아직도 누군가로부터 명령에 복종해야 하는 그런 사회에 살고 있는지 하늘을 바라보며 반문했다”고 적었다.
박 후보의 비서실장인 이수진 민주당 의원도 안 후보의 발언에 대해 “안 후보가 ‘세계여성의 날’에 여성 의원들을 박영선 캠프에서 ‘쫓아내라’는 격한 말을 쏟아냈다”며 “여성 의원들에게 인격 모독성 발언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안 후보는 박 후보의 사과를 ‘정쟁’의 도구로 삼았다. 누가 보더라도 피해자의 입장을 생각하기보다는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모습에 다름 아니다”며 “안 후보의 발언은 또 다른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안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 공군호텔에서 열린 ‘세계 여성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출마 자체가 박 전 시장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며 “양심이 있으면 ‘피해 호소인’ 3인방 남인순, 진선미, 고민정을 캠프에서 쫓아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현재 남 의원과 진 의원은 박 후보 캠프에서 공동선대본부장을, 고 의원은 대변인직을 맡고 있다.
박 후보는 이 자리에서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 피해자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한다”며 “피해자가 우리의 사과가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시점이 있을 것이다. 그때 직접 만나 대화를 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이에 대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늦어도 너무 늦은 때늦은 사과를 했다”고 날을 세웠다.
이를 두고 박 후보는 SNS에서 “그동안 언론을 통해 몇 차례 사과했다”며 “오세훈 후보는 사실 확인을 안 하고 연속적으로 상대방을 공격한다”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두 남성 후보가 점점 거칠어지고 있다. 우리는 언제 서울의 미래에 관한 건전한 정책토론을 하며 선거를 치를 수 있을까”라고 푸념했다.
/강지수 인턴기자 jisuk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