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방해 주셨는데 계좌 개설을 도와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9일 오전 서울의 한 SK증권의 영업점에는 사과 안내 문구가 붙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을 위해 계좌를 만들지 못한 고객들이 몰리면서 업무가 마비됐고 계좌 개설이 인근 은행에서도 가능한 점을 서면으로 알리고 있었다. 영업점 직원들은 몰려드는 전화를 받느라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뤘다. 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 등 일부 증권사는 접속 증가로 일시적 홈페이지 마비에 시달렸다.
올해 코스피 상장 최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에 예상보다 더 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청약 결과와 받게 될 주식 수에 관심이 쏠린다. 첫날 청약 증거금만 14조 1,474억 원으로 빅히트(8조 6,000억 원)를 훌쩍 넘어섰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청약 열풍은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부터 어느 정도 예상됐다. 역대 최고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1,275 대 1)은 물론 청약 금액(1,046조 원)도 사상 최고였다.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한 비율(신청 수량 기준)은 60%에 이른다.
예상보다도 뜨거운 열기에 일반 청약에서 역대 최다 증거금 기록도 갈아 치울지 주목된다. 보통 공모주는 마감일에 청약이 더 몰리기 때문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첫날 증거금이 16조 4,140억 원이었고 다음 날 약 42조 원의 주문이 들어와 최종 58조 5,540억 원을 기록했었다.
다만 청약 경쟁률이 치솟으면서 일반 투자자들에게 돌아가는 공모주 수량은 기대만큼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균등 배정 방식이 적용되지만 일부 증권사는 청약 건수가 워낙 많아 1주씩 균등하게 다 나눠주기도 힘든 상황이다. 청약 첫날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삼성증권(154 대 1)은 약 14만 주를 균등 배정하는데 청약 건수가 22만 건에 이른다. 삼성증권은 추첨을 통해 균등 배정 주식분을 나눠줄 계획이다.
뜨거운 청약 열기에 전문가들은 소액 투자자들에게 최소 청약 단위로 복수 증권사에 중복 청약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10주씩만 청약 신청해도 균등 배정 방식으로 청약한 증권사에서 공모주를 각각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종 배정 물량은 10일 청약 결과가 결정한다. 청약 신청은 NH투자증권 등 6개 증권사에서 10일 오후 4시까지 받는다. 상장은 오는 18일 예정이다.
/김민석 기자 se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