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지난 11일 국정원 불법사찰에 관여했을 것이라는 여당의 지적에 대해 “보궐선거 비용부터 당비로 내고 흑색선전이든 마타도어든 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부산 진구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선대본회의에서 “여당 책임으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에 부산 260억, 서울 800억이라는 혈세가 나간다”며 “그 비용부터 당비로 내는 것이 시민들에 대한 기본적인 도리”라고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저는 이번 선거가 역사상 가장 부끄러운 이유로 치러지는 선거이기 때문에 여당이 정책선거를 할 줄 알았다”며 “하지만 선거가 불리하게 전개되고 LH 사태 등 끊임없이 터져나오는 사건들을 덮기 위해 네거티브 공세로 일관하며 ‘거짓 성’을 쌓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정원에서 공개한 문건 등 불법사찰과 관련해서 100번을 묻든 저의 대답은 똑같다”며 “지시한 적도 없고, 관여한 적도 없다. 모르는 일을 가지고 홍보기획실의 이름이 있다는 이유로 (불법사찰을) 지시했다고 몰고 가는 것은 전형적인 네거티브 공세”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전혀 사실이 아닌 내용에 대해서는 즉각적으로 법적 대응을 하는 등 당당히 싸워나가겠다”며 “여당의 책무는 부산 위기와 대한민국의 어려움을 어떻게 하면 극복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정책을 겨루는 건전한 경쟁구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앞서 국정원은 10일 이명박 정부 불법사찰 문건 8개를 공개했다. 이 중 문건 2개가 ‘청와대 홍보기획관 요청사항’으로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 중 1건은 ‘홍보기획관에 배포’됐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민주당은 당시 청와대 홍보기획관을 맡았던 박 후보의 후보 사퇴까지 거론하며 날 선 공세를 쏟아냈다.
/강지수 인턴기자 jisuk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