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저녁 SNS를 통해 경남 양산에 마련 중인 사저에 대한 야당 측의 공세를 “좀스럽다”는 표현으로 강하게 반박한 것을 두고 야권에서 “실망이다”라는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승민 전 의원은 12일 밤 페이스북을 통해 “LH 불법투기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들끓고 국토부 장관은 사표를 쓰고 LH 간부가 극단적 선택을 한 날, 대통령은 본인의 사저 부지에 대한 문제제기를 두고 ‘좀스럽다’고 짜증을 낸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유 전 의원은 “국민들은 이 허탈과 분노를 달래줄 대통령의 공감, 사과, 위로의 말을 기대했다”며 “그런 국민들에게 보낸 메시지가 고작 본인 소유부지에 대한 원색적인 분노의 표출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아울러 “자신의 일에는 저렇게 화를 내는데 국민의 분노는 왜 공감하지 못하는가”라며 “문재인 대통령님, 정말 실망입니다”고 글을 마무리 지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 등에 “선거 시기라 이해하지만, 그 정도 하시지요. 좀스럽고, 민망한 일입니다. 대통령 돈으로 땅을 사서 건축하지만 경호 시설과 결합되기 때문에 대통령은 살기만 할 뿐 처분할 수도 없는 땅이지요”라고 글을 올렸다. 또 문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 사저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요? 모든 절차는 법대로 진행하고 있습니다”라고 적었다.
앞서 국민의힘은 논평을 통해 ‘대통령 사저 부지의 농지를 원상복구해 농민들에게 돌려주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측은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3기 신도시 관련 투기를 했다는 의혹이 계속해 불거지자 문 대통령도 농지를 활용해 사저를 짓고 있다며 문제 삼았다.
문 대통령의 ‘좀스럽다’는 표현을 두고 정치권과 시민들은 크게 반발하는 모양새다. 유 전 의원뿐만 아니라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의원도 문 대통령의 게시글에 직접 댓글을 달며 ‘저도 민망합니다. 11년 경력의 영농인 대통령님’이라는 조롱성 댓글을 달기도 했다.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