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위클리 국제금융시장]美 FOMC의 입에 몰린 시장의 시선

채권금리 급등 진단·처방에 방향성 결정될 듯

18일 바이든 행정부 첫 미중 고위급 회담도 관심

미국 뉴욕 맨해튼의 뉴욕증권거래소. /AP연합뉴스미국 뉴욕 맨해튼의 뉴욕증권거래소. /AP연합뉴스





지난주 뉴욕 증시는 강하게 상승했으나 주 후반 미국 국채금리가 다시 상승하면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강한 경기 회복세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보다 금리를 일찍 인상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커지면서 10년 국채수익률은 1.6%를 넘겨 지난해 2월 이후 고점을 갱신했다. 달러화 가치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점화되면서 강세로 돌아섰다.

◇ 주식시장

지난 1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93.05포인트(0.9%) 상승한 32,778.6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0포인트(0.1%) 오른 3,943.34를 기록했다. 다우지수와 S&P 500 지수는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다.

그러나 채권 가격에 민감한 나스닥 지수는 78.81포인트(0.59%) 하락한 13,319.86에 장을 마감했다.

주간으로 볼 때 다우지수는 지난주 약 4.1%, S&P500 지수는 2.6%, 나스닥은 3.1%가량 상승했다.

시장은 미 금리 동향과 주요 지표 등을 주시했다. 상승세가 진정되는 듯했던 미 국채 금리가 다시 뛰어오면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긴장이 고조됐지만, 경기 민감 종목은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대규모 재정 투입과 예상보다 빠른 백신 접종은 경제의 회복을 앞당기는 인플레이션 예상을 증폭시키는 요인이고 국채 수익률을 상승시킨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미래 가치 중심인 기술주가 약세를 나타내는 구조다. 기술주는 저금리를 바탕으로 급등한 게 사실이다. 12일 애플 주가는 약 0.76% 내렸고, 테슬라 주가는 0.84%가량 하락했다.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챗익률은 지난주 8.3bp 올랐다. 12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0.9bp 상승한 1.634%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보다 1.0bp 오른 0.151%에 거래됐다. 주간으로도 1.0bp 상승했다.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12.1bp 급등한 2.401%를 나타냈다. 2019년 11월 이후 최고치이며 이번주 11.5bp 높아졌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일 138.4bp에서 이날 148.3bp로 확대됐다.

10년 국채수익률이 다시 1.6% 선을 뛰어넘을 정도로 특별한 재료는 없었다. 그러나 최근 국채수익률을 끌어올린 예전 동력이 다시 강해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조9.000억 달러 규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정 부양법안에 서명하고 5월 1일까지 모든 성인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다고 대국민 연설을 통해 밝혔다. 부양책과 백신은 경기 회복세을 자극해 인플레이션 유발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란 게 시장의 관측이다.

투자자들은 4조 달러 규모의 또다른 인프라 지원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 역시 국채시장을 통해 자금 조달을 할 것으로 예상돼 신규 국채 공급 부담이 가중됐다.

지금까지 연준은 가능한 한 오랜 기간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강한 경기 회복, 인플레이션 고조가 나타나면 연준이 의도했던 것보다 더 일찍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이번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열린다. 연준이 국채수익률 급등을 어떻게 진단하고 처방할 지에 관심이 모인다.

관련기사



JP모건 프라이빗 뱅크의 데이비드 스텁스 투자 전략 글로벌 대표는 "백신이 지속가능한 경제 재개를 조성할 것이라는 게 큰 그림"이라며 "시장이 여기에 반응하고 있는데, 거시 경제 환경에 대해 빠른 재평가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환시장

12일 오후 4시(현지시긴)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9.007엔을 기록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9600달러였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26% 상승한 91.607을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는 주간 기준으로 0.36% 하락했다.

일본 엔화는 다시 109엔대로 진입하는 등 미 국채 수익률 반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한때 109.235엔을 기록하는 등 지난해 6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중국 위안화는 호가를 6.49위안으로 올리는 등 숨고르기 차원의 약세로 돌아섰다.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최대의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를 추가로 제재하는 등 미·중 긴장이 강화된 영향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위안화는 전날 6.47위안까지 호가를 낮추는 등 최근 너무 가파른 속도로 절상됐다. 중국 최고 당국자가 경쟁적인 통화 절하에 나서지 않겠다고 언급하면서다. 천위루 인민은행 부행장은 최근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위안화의 경쟁적 절하에 나서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도 이번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정례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주시하고 있다. 미즈호의 외환 영업 헤드인 닐 존스는 "앞으로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이 우려되고 있으며 그러한 심리는 달러화를 지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원유시장

지난 1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41달러(0.6%) 하락한 65.6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지난주 0.7% 내렸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부양책 등에 따른 수요 회복 가능성과 산유국 동향 등을 주시하고 있다. 최근 브렌트유는 배럴당 70달러 선에 근접했고, WTI도 60달러대 중반으로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원유 수요 회복 전망이 유가에 지속해서 지지력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했다. RBC캐피탈은 보고서를 통해 "이번 여름 가솔린 소비의 펀더멘털은 약 10년 동안 가장 강할 것"이라면서 "이 점이 올해 여름과 그 이후 유가를 지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주간전망

이번 주(15~19일) 뉴욕증시는 16~1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따라 방향성을 정할 전망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근 국채금리 상승에 대해 내놓을 진단과 처방에 따라 금리와 함께 주가도 출렁댈 수 있다. 미국의 2월 소매판매 등 주요 지표도 발표된다. 여기에 미·중 고위급 회담 등 정치 이벤트도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국채 금리가 추가 상승한다면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리 상승에 대한 증시의 내성이 초기보다는 강화됐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특히 고평가된 기술주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경기 민감주와 고성장 기술주 사이의 자금 이동 현상도 이어질 전망이다. 금리가 오르면 기술주가 불안하지만 경기 민감주가 양호하고, 금리가 내리면 반대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경제 전망이 개선되는 중인데다, 금리 상승 외 별다른 악재는 없는 만큼 경기 민감주는 전반적으로 지지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관계가 다시 이슈로 부상할 수도 있는 시점이다. 18일 알래스카의 앵커리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양국 간 첫 고위급 대면 회담이 열린다. 양국의 첫 대면에서 어떤 구도가 형성될 것인지는 향후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럽 지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 상황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맹준호 기자 next@sedaily.com


맹준호 기자 next@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