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지프스’ 속 끝없이 반복되는 운명에 맞서는 조승우의 선택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JTBC 10주년 특별기획 ‘시지프스: the myth’(극본 이제인, 전찬호/연출 진혁/이하 ‘시지프스’)에서 천재공학자 한태술(조승우)에게 부여된 ‘영원히 반복되는 형벌’, 시지프스 운명의 시작은 그가 만든다는 타임머신, ‘업로더’였다. 미래에서 현재로 넘어오고 있는 사람들이 한태술을 노리고 있는 것. 정확히 말하자면 이들이 원하는 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업로더다. 특히 어둠의 표식 시그마(김병철)는 이 세상에 어둠을 끌어 오기 위해 한태술의 업로더를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고 있다.
미래에서 2001년으로 ‘업로드’한 시그마는 한태술에게서 업로더를 얻어내기 위해 착실히 계획을 이행하고 있었다. 태술이 업로더를 만들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마권과 주식으로 돈을 불렸고, IT투자자 김한용(전국환)을 태술의 회사 ‘퀀텀앤타임’의 이사장으로 앞세워 상장을 성공시켰다. 이제 모든 여건은 갖춰졌고, 한태술이 업로더만 만들어내면 끝나는 상황이다.
하지만 시그마는 더 드라마틱한 상황을 엿보고 있었다. 한태술과 그를 지키기 위해 미래에서 넘어온 강서해(박신혜)에게 끊임없는 위기를 만들어내며, 서로가 서로 뿐인 ‘원앤온리’로 거듭날 수 있게 한 것. 그리고 둘 사이의 깊은 관계가 형성 됐을 때가 바로 시그마가 노리고 있는 최적의 타이밍이다.
이는 태술을 지키는 데 실패한 이전 회차의 서해의 기억에서 알 수 있었다. 이들이 결혼식을 올리는 날, 그녀의 하얀 드레스는 새빨간 피로 물들어 있었다. 설상가상 태술은 “여자야, 세상이야”라는 선택을 강요받았다. 태술이 서해를 선택해 업로더를 만든다면 세상은 다시 멸망해버리고, 반대로 세상을 선택해 업로더를 만들지 않는다면 미래의 서해는 존재할 수 없다는 점을 이용한 협박이었다. 그러나 업로더가 아직 존재하고 있는 걸 보면, 이전의 태술은 계속해서 서해를 선택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에 이번 회차의 태술이 과연 어떤 선택을 내릴지 주목된다. 그의 선택에 따라 이번에야말로 그 지독한 운명의 굴레를 끊어낼 수도 있기 때문. 하지만 또다시 바뀐 미래에 서해의 존재 역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 결코 쉬운 문제는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업로더를 노리는 자들로부터 동생을 지켜내기 위해 그 도면을 가지고 10년 동안 숨어 있는 태술의 형 한태산(허준석)은 그 결정을 “후회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에게는 세상이 멸망하는 것보다 10월 31일 동생의 예정된 죽음을 막는 게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좋은 선택들이 모여 결국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형의 조언대로, 한태술의 선택이 모여 미래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JTBC ‘시지프스’는 매주 수, 목요일 밤 9시에 방송된다.
/한은기 인턴기자 eungi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