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원아들에게 상습적인 학대를 가한 보육교사들이 경찰에 입건된 가운데 피해 아동의 부모가 아이들이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며 보육교사들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1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인천 서구 국공립 어린이집 상습 집단 아동 학대를 한 원장과 교사 모두를 엄벌에 처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학대 피해 아동의 부모들은 "아이들이 극심한 트라우마 치료를 위해 심리센터에 다니기 시작했는데 학대한 보육교사와 체격이 비슷한 선생님을 보고 엄마 뒤에 숨고 불안해한다"며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저희도 하루하루 마음에 병이 든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이어 "배변 훈련에 극심한 공포를 가진 아이, 코피를 쏟는 아이, 밤에 잠들지 못하고 새벽까지 우는 아이, 어린이집 가방만 봐도 무섭다고 가방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아이 등 여전히 다양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며 "극심한 학대를 겪은 아이 두 명은 대인기피증과 공황장애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피해 아동 부모들은 최근 아동학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수위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어린이집 보육교사와 장애 전담 교사가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자격 취득 과정의 난도를 높여줄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아동학대 관련 법을 개정해 학대 및 방임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달라고도 촉구했다.
이들은 또 "어린이집 전 원장은 4~5년 경력단절이 됐으나 8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원장 자리에 앉아 인천시장 특별보좌단으로 활동한 이력을 활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번과 같은 상습 학대의 비극을 방지하려면 투명하고 공정한 채용 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해당 국공립 어린이집의 보육교사 6명은 지난해 11~12월 장애아동을 포함한 원생 10명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전 원장도 이들의 학대를 방조한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 부모들은 "아이들은 2개월간 약 300건의 학대를 당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가정 보육을 한 기간을 제외하면 아이들이 상습적으로 선생들에게 맞았다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에서 보육교사들이 아동의 목을 감싸고 주먹으로 머리를 14차례 때리거나 기저귀로 얼굴을 때리는 등 학대 행위를 확인했으며, 보육교사들과 전 원장의 공소장에 담긴 범죄 일람표만 15장에 달한다고 밝혔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