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기업은 채용을 망설이고 있지만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은 적극적으로 우수 인력 충원에 나서고 있다.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한 스타트업의 경우 개발자는 물론 전 직군에 걸쳐 현재 인원의 2배에 달하는 채용 목표를 잡은 상황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한 스타트업들은 최근 채용을 통해 몸집 키우기에 나섰다. 지난 2월 소셜 애플리케이션 '틴더'로 유명한 미국 매치그룹으로부터 약 2조 원에 인수된 하이퍼커넥트는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무제한' 채용 중이다. '아자르'의 북미 시장, 기업간거래(B2B) 시장 공략을 앞두고 우수 인력은 선순위로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지난해 11월 77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오늘의집'의 버킷플레이스도 대규모 채용 중이다. 집 꾸미기 수요가 늘며 월 거래액이 1,000억 원을 돌파한 버킷플레이스는 직원을 현재 200명에서 최소 100명은 늘릴 예정이다.
개발자 채용 인원을 목표 수치로 내세운 스타트업도 등장했다. 지난해에만 중개액이 2,000억 원을 넘어선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는 연내 개발자 100명 채용을 선언했다. 오는 2022년 상장을 염두에 두고 포괄임금제 폐지, 주40시간제 근무, 스톡옵션 부여 등 인재 확보를 위한 전략을 총동원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왓챠 또한 올해 개발자 100명 채용 목표를 제시했다. 여기에 프로덕트매니저, 디자이너, 콘텐츠 수급 등 전 분야에서 창사 이래 최대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직원이 140명인데 올해 말에는 약 2배로 키울 계획이다.
비대면 시대 특수를 누린 스타트업도 올해 본격적인 규모 확장을 노린다. '콴다' 운영사 매스프레소는 22개 분야에서 경력 공채 중이다. 올해만 현재 직원 규모인 150명을 새로 영입한다.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으로부터 115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전자 계약 플랫폼 모두싸인도 현재 직원(50명)의 2배에 달하는 1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올인원 비즈메신저 '채널톡'을 운영하는 채널코퍼레이션도 현재 직원의 2배에 달하는 100명 채용을 목표로 올 초부터 인재 확보에 뛰어들었다.
이 밖에도 전국 회원 농가 6만 곳을 넘어선 데이터 농업 스타트업 그린랩스도 현재 직원 규모만큼 경력직을 채용한다. 서비스 기획과 개발, 스마트팜 비즈니스 개발 및 컨설팅, 유통, 마케팅, 경영 지원 등 전 직군에서 30여 개 직무에 150명을 뽑는다. 지난해 400% 매출 성장한 콘텐츠 커머스 스타트업 패스트뷰는 올 초 50명 인원에서 연내 채용 예정 규모만 120명에 달한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재활용 스타트업 수퍼빈도 올해 50명을 채용해 회사 규모를 2배 확대할 계획이다.
스타트업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과 달리 코로나19를 기회로 호황을 누리는 스타트업은 대규모 채용으로 초기 사업 확장을 노리고 있다"면서 "개발자뿐 아니라 '일당백'을 할 수 있는 스타트업 인재를 잡아두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nowl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