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7일 방한해 중국과 북한 내 인권 문제를 언급하면서 “한미동맹은 한국과 미국 두 국가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전의 린치핀”이라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 참석해 정의용 신임 외교부 장관에게 “취임을 축하한다. 지난달 11일 첫 통화 이후 우리는 계속 파트너였다”며 “앞으로 없어서는 안 될 동맹국과 함께 긴밀하게 협력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블링컨 장관은 한미 간 ‘가치 동맹’을 재차 강조하면서 한국이 ‘인권 수호’ 역할에 동참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한미동맹은 변함 없이 확고하며 우리는 우정, 상호 신뢰, 그리고 함께 공유하는 가치로 맺어졌다”며 “우리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과 인권, 민주주의, 법치주의 등의 가치를 공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중국을 겨냥해 “지금 버마에서는 군부가 선거의 결과를 뒤집어 평화 시위를 하는 사람들을 억압하고, 중국은 힘을 사용해 홍콩의 경제 시스템을 약화시키고, 대만의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티벳의 인권을 유린하고, 남중국해 주장으로 인권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우리는 민주주의가 어떻게 국가를 발전시키고, 안전하고 열린 사회, 인권을 지키는 사회를 만들었는지 목격했다”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믿는 가치를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시아 지역의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한 한국의 적극적인 참여를 주문한 것이다.
아울러 북한과 관련해서도 “북한의 권위주의 체제가 계속해서 북한 주민들에 대한 폭넓고 체계적인 학대를 자행한다”며 “우리는 기본적인 권리와 자유를 억압당한 사람들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외쳤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의 핵 미사일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역시 우리에게는 공동의 위협”이라며 “미국은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동맹국들과 함께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블링컨 장관의 첫 방한을 환영하며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의 근간이자 동북아 및 세계 평화와 번영의 핵심축”이라며 “한미 관계가 더욱 건전하고 호혜적이며 포괄적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 “바이든·해리스 정부의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이 임기 초반에 한국을 함께 방문한 것을 특별히 환영한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의 동맹 중시 기조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도 바이든·해리스 정부 출범 이후의 한미 관계 발전 방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두 장관의 방한에 앞서 13.9% 인상하기로 타결한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에 대해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긍정했다.
또 문 대통령이 지난 2월 한미 정상 통화 내용에서 “한국은 미국의 리더십을 신뢰하며,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으로서 한반도와 역내 문제는 물론 글로벌 현안에 대해서도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언급한 사실을 되새겼다. 이어 “오늘 회담의 결과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확고히 정착해서 실질적 진전을 향해 나아가는 동력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까운 시일 내 한미 정상회담이 개최되어 한미관계 발전의 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희망했다.
/김혜린 기자 rin@sedaily.com